[현장] 車업계 “글로벌 보호무역 시대, 국내 생산기반 유지가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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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47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심지원 기자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심화 속에서 국내 생산기반 유지와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과 통상·공급망 대응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28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 전환과 K-모빌리티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제47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들이 중국 전기차 산업의 공급 과잉과 저가 공세에 대응해 관세·보조금·투자 제한 정책 등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과 이에 대한 국내 자동차 산업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조수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글로벌 통상·산업 환경 변화 속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각적 대응책 점검’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각국의 산업·통상 조치들이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각 국의 구매보조금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검토하는 한편 글로벌 통상 정책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743만대로, 이 가운데 약 70%인 1240만대를 중국이 생산하며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중국이 내수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수출로 돌리면서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가 커졌고, 주요국들은 관세·보조금·투자 제한 등을 활용해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통상법 301조와 IRA 생산세액공제(45X)를 통해 중국 견제와 자국 생산 지원을 병행하고 있으며, EU도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5.3%의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일본 역시 전기차·반도체 등을 대상으로 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하며 대응에 나섰다. 투자세액공제와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등 법인세 감면 방식의 보조금 정책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대비된다.

정지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날 중국의 완성차 업체의 해외 진출 전략이 단순한 생산기지 이전이 아니라 지역별 역할을 세분화한 ‘거점 다변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면서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 연구위원에 따르면 아세안은 생산·공급망·인프라 기능이 결합된 종합 거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남미는 자원·에너지 확보와 제조·시장 접근 기능이 결합된 자원·지정학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EU는 고급 시장 접근과 첨단 생산, 규범 대응 기능이 결합된 시장·생산·규범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연구위원은 “한국은 중국과 단순한 가격·규모 경쟁에 집중하기보다 규범 적합성과 신뢰성, 공급망 투명성 등을 차별화 요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산업 기반과 해외 거점 전략을 분리해서 보기보다 부품 생태계 전환과 핵심광물·배터리 공급망 구축, 통상 규범 대응 등을 함께 연계해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47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심지원 기자

이후 진행된 지정토론에서는 자국 산업 보호 기조 강화와 미래차 경쟁 심화 속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 국내 생산기반 유지가 산업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 조치들은 최근 수십 년간 보기 어려웠던 이례적인 흐름”이라며 “지난 1년 반을 돌아보면 글로벌 오일쇼크와 미국 제조업 경쟁력 약화, 공격적 통상정책이 맞물렸던 1970~80년대와 상당히 비슷한 양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과거와 현재의 차이점으로 미·중 경쟁 구도를 꼽으면서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미·중 사이에 위치해 있고 자동차 산업 역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지만 중국을 완전히 포기할 수도 없는 구조인 만큼 선택적 공존 전략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성규 HMG경영연구원 상무는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 속에서 국내 생산 기반 유지가 미래 산업 경쟁력과 경제안보의 핵심이라면서 △국내 생산 기반 강화 △핵심기술·미래산업 육성 △우호국과의 연대 확대를 경제안보 시대의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한편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생산 차량 판매량은 7만4728대로 현대차와 기아 판매량을 넘어섰다. BYD 역시 한국 진출 이후 빠르게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정대진 KAIA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중국 자동차 산업은 극심한 출혈 경쟁 속에서도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품질 경쟁력까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통상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내생산촉진세제 등 정밀한 제도 설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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