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성장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수출과 IT 투자 호조가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내수와 비수도권 경기 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딘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경제전망(Indigo Book)’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0.6%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기존 2.2%에서 2.7%로 높였다.
한은은 이번 전망을 직접 “중동發 물가 충격, 반도체 주도 성장”이라고 요약했다. 또 “중동發 충격에도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 확대”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성장률 전망 상향의 핵심 배경도 반도체였다. 한은은 “예상보다 강한 IT 수출 호조세(+0.7%p)”가 성장률 상향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중동 전쟁 충격(-0.4%p)을 추경(+0.2%p) 등이 일부 완충한 가운데 반도체 수출과 증시 호황이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재화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4.9%로 대폭 상향됐다. 반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1.8%에서 2.0%로 소폭 조정되는 데 그쳤다.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오히려 기존 1.0%에서 0.6%로 낮아졌다.
이는 성장 회복의 중심축이 여전히 반도체·수출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사이클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성장세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는 지속될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 스스로도 성장의 불균형 가능성을 함께 언급했다. 보고서는 “주택가격은 수도권의 경우 서울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으나, 비수도권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유가와 물가 부담 역시 내수 회복에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은 “석유류가격이 큰 폭 상승하고, 시차를 두고 석유류 이외 품목으로 고유가 충격이 파급되고 있다”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보고서는 향후 최대 변수로 반도체 경기와 중동 상황을 동시에 지목했다. 한은은 “향후 성장 및 물가 전망경로에는 반도체 경기, 중동상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호황이 예상보다 강해질 경우 올해 성장률은 기본 전망보다 추가로 0.5%포인트 높아질 수 있지만, 반대로 반도체 경기 둔화 시 성장률이 올해 0.3%포인트 낮아질 수 있고, 중동 리스크 장기화 시에는 0.5%포인트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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