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대법원이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조합이 제기한 단체교섭 청구 소송에서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하청 노조 측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관 8명의 다수의견은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관한 종전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전합은 “최근 노동조합법 개정 내용과 경위를 보면 입법자는 대법원의 종전 법리를 존중하는 전제 아래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기 위해 후문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법을 개정했다”며 “향후 개정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구체적 사건에서 노동3권의 실효적 보장이라는 입법 목적에 맞게 사용자 개념을 해석하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2016년 단체교섭 사안에 대해 종전 법리를 변경해 개정 노조법과 유사한 법리를 새롭게 적용하려는 시도는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조는 지난 2017년 원청인 HD현대중공업이 실질적인 사용자라며 단체교섭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사내하청업체가 근태 관리와 징계권 행사 등에 독자적 권한을 행사했다”며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역시 하청 노조 측 청구를 기각했다.
판결 직후 노조 측은 입장문을 내고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노조는 “원청은 출·퇴근과 휴식시간, 인력 운영, 잔업·특근, 작업 배치와 안전 문제까지 생산 전반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해왔다”며 “법원은 왜곡된 하청 구조를 외면한 채 원청의 책임을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기업의 책임 회피를 우선하며 노동3권을 짓밟은 것과 같다”며 “하청 노동자들은 원청 생산체계에 편입돼 일하면서도 임금과 복지, 고용안정에서 지속적으로 차별받아왔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법원의 판결 하나로 현장의 현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청·이주 노동자들과 더 강한 단결을 만들고 원청 책임 회피 구조를 바꾸기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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