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으랴, 그림자금융 막으랴…연준 '추가 인상' 만지작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금리 인하 방향성을 담은 완화적 기조(easing bias)를 지우고, 필요시 추가 금리 인상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매파적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3%대 중반으로 올라선 가운데, 다수 위원이 "필요할 경우 추가 긴축이 적절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다.


연준이 20일(현지시간) 공개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되살아난 인플레이션 압력에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며 향후 통화정책 방향의 무게추를 매파 쪽으로 옮겼다.

다수의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해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기까지 기존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실제 표결 결과에서도 성명서에 남아있는 '인하 편향' 문구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확인됐다. 스티븐 미란 위원이 노동시장 제약을 이유로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반면, 베스 햄맥·닐 카시카리·로리 로건 등 3명은 금리 동결에는 찬성하면서도 "금리는 동결하되 완화 기조를 시사하는 성명서 문구는 삭제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이번 의사록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연준 매파들의 시야가 단순히 에너지 가격이나 물가 지표에만 머물지 않고 사각지대에 놓인 '비은행 금융(그림자 금융)'의 취약성까지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준은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3.5%, 근원(에너지·식품을 뺀) 기준 3.2% 수준으로 추정, 에너지 가격·관세와 일부 IT·소프트웨어 가격 상승을 인플레이션 재가열 요인으로 제시했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들도 에너지발 충격을 반영해 다시 위로 움직인 것으로 판단했다.

동시에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 비은행권에 집중돼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자산가격 부담과 비은행권 레버리지를 종합 평가, 금융취약성을 "주목할 만한(notable)" 수준으로 규정했다. 주택을 포함한 자산가치는 역사적 고점 근처에 머무는 반면, 사모 신용(프라이빗 크레딧)과 헤지펀드 등의 레버리지는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급팽창한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에 대해 "일부 펀드에서 환매 요청이 지속되고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신용 리스크가 커진 소프트웨어 업종을 중심으로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짚었다.

헤지펀드의 고레버리지 미국 국채 거래도 도마에 올랐다. 위원들은 "헤지펀드들이 미국 국채 시장에서 고레버리지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들이 포지션을 급격히 청산할 경우 채권 시장을 넘어 금융 시스템 전반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기술 발전과 맞물린 '사이버 리스크'도 금융안정 논의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와 결제·청산 인프라에 적대적 침해가 발생할 경우, 개별 기관을 넘어 금융시스템 운영 자체가 물리적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감독당국과 민간 금융기관 간의 공조가 강조됐다.

반면 은행권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연준은 규제자본비율이 역사적 평균을 상회, 자산 듀레이션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감소해 금리 위험 노출이 완화됐다고 봤다. '은행은 견조하지만, 시스템 전체는 안심할 수 없다'는 이중적 진단을 내놓은 셈이다.

이러한 금융안정 경계감은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FOMC 참가자들은 중동 분쟁이 조기에 해소된다면 내년 말 복귀가 가능하다는 기본 시나리오를 유지하면서도, 높은 자산가격과 비은행 레버리지가 결합해 금융불안을 키울 경우 "금리 인하를 서두르기 어렵다"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의사록은 연준이 물가를 조속히 안착시켜야 하는 '통화정책의 책무'와 비은행권의 부실 확대를 막아야 하는 '금융안정의 과제'라는 이중의 부담을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급한 금리 완화가 누적된 금융 취약성을 자극해 더 큰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인하 시그널을 거둬들이며 신중론을 강화한 연준이 당분간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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