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지영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이하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이 논란이 되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논란은 스타벅스 불매운동으로 번지며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스타벅스는 15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행사에서 ‘단테·탱크·나수’ 세 가지 텀블러 시리즈를 각각 다른 날 할인 판매했다. 이 중 18일에 ‘탱크’ 텀블러 판촉행사를 하면서 ‘탱크데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관련 콘텐츠에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행사명과 홍보 문구는 곧바로 논란이 됐다. 행사명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 진입을 연상시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판촉에 사용된 ‘책상에 탁’이란 문구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치안본부 발표 내용을 연상케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스타벅스는 논란이 일자, 당일 행사명을 ‘탱크텀블러데이’로 긴급 수정하고 홍보 문구를 ‘작업 중 딱!’으로 변경했지만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 역사 인식과 감수성 부재가 화 불러
스타벅스는 공식 어플리케이션 등에 “온라인 텀블러 판매 이벤트에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연관된 내용이 부적절하게 사용됐다”며 사과문을 게시했다. 또 이번 사태의 원인을 조사해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절차를 개선하겠다고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표현이 검수 과정을 통과한 것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콘텐츠 문구는 기획 단계부터 최종 결과물 배포까지 여러 차례 검수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현재 사업 담당 부서나 승인·결재 라인 등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나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수가 어떻게 이뤄졌든 ‘역사 인식과 감수성’ 부재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제가 불거진 18일, 정용진 회장은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하고, 다음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후속 조치로는 △관련 조사 및 공개 △마케팅 콘텐츠 검수 과정 및 심의 기준 재정비 △전 임직원 대상 역사의식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 정용진 회장, ‘멸공’ 과거 발언도 재조명
담당자 해임부터 사과 및 재발방지책 발표까지 신속한 대응이 이뤄졌지만, 정 회장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이 2022년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멸공(멸콩)’ ‘공산당이 싫어요’와 같은 내용의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신세계그룹 주가가 하락하면서 결국 정 회장은 관련 언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 사태의 본질이 ‘오너 리스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애초에 자신의 멸공 이슈로 시작된 논란을 담당자 문책으로 회피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과거 발언에 대한 해명을 포함해,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후폭풍 계속… 기업 리스크 커질듯
이같은 논란이 스타벅스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이어지면 신세계에 계약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는 2021년 7월 미국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지분 17.5%를 추가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이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마트는 ‘이마트의 귀책사유로 라이선스 계약이 해지될 경우, 스타벅스 본사가 이마트의 주식 전량(67.5%)을 공정가치 대비 35% 할인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다’는 콜옵션을 부여했다.
또,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신세계그룹의 광주 사업 리스크로 이어질 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신세계는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일대에 약 3조원을 투입해 광주신세계백화점을 확장하고 호텔·공연장 등을 갖춘 도심형 복합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프라퍼티도 광주 광산구 어등산 관광단지에 대형 체류형 복합시설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개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해당 이슈가 불거지면서 이마트 주가는 19일 장중 5% 넘게 급락한 데 이어, 20일에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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