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을, 친명-친문 대결 논란 가열

시사위크
2025년 1월 3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뉴시스
2025년 1월 3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다가오는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핵심 격전지로 꼽히는 평택을을 두고 진보 세력의 결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간의 설전이 격화되면서 범여권 단일화는 사실상 무산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갈등의 이면에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간의 계파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 평택을, 단일화 난항 속 계파 갈등 논란

김 후보의 등판 초기부터 이번 평택을 재보궐선거가 친명과 친문의 대결 구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이러한 갈등 양상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이호철 전 수석이 SNS에 올린 글로 인해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친문 진영의 핵심인 ‘3철(양정철·전해철·이호철)’ 중 한 명인 이 전 수석은 지난 14일 조 후보와 직접 만남을 가졌고, 조 후보는 당일 SNS를 통해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 전 수석을 확고한 민주당원이자 ‘친노(친노무현)’의 핵심 인물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전 수석이) 조 후보는 민주당원이 아니니 다른 당 후보인 조 후보를 지지하면 ‘해당 행위’라는 공문이 발표됐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지지방문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다음날(15일) 이 전 수석은 SNS를 통해 평택을 선거는 민주당에 귀책 사유가 있는 만큼 공천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김 후보가 ‘검사와의 대화’에 평검사 대표로 참석했던 점과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재직했던 2009년 당시 김 후보가 소위 ‘우병우 사단’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일갈했다. 또한 해당 연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검찰의 집요한 수사가 자행됐다.

그러면서 “대선 때 지지 선언을 하고 공천 받아 출마하면 당원은 무조건 지지해야 하느냐”며 타당 후보 지지를 ‘해당 행위’로 징계하겠다는 당의 방침에 분노를 표출했다. 타당 당원에게 민주당 후보를 도와달라고 하면서 민주당 당원은 타당 후보를 지지하면 안 된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이 전 수석은 자신이 민주당 평당원이지만 타당 후보를 지지하니 자신을 징계하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여기에 지난 13일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실장, 수석, 비서관 등이 대거 조 후보의 선거 사무소를 방문하며 힘을 보탰다.

이에 대해 지난 15일 조승래 민주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다른 당 후보나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거나 선거 운동을 하는 행위를 해당 행위로 간주하겠다는 건 여전히 유효한 기준이자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건건이 답변하기보다 관련 사안을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국 평택을 후보가 2024년 2월 12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 조국 후보 제공) / 뉴시스
조국 평택을 후보가 2024년 2월 12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 조국 후보 제공) / 뉴시스

여기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 후보의 선거 관련 SNS 게시물에 여러 차례 ‘좋아요’를 누른 일이 재점화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문제는 문 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탈당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행동이 자당 후보가 아닌 타당 후보를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18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문 전 대통령의 ‘좋아요’는 고생하시는 많은 분을 대상으로 다 누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문 전 대통령과 조 후보 사이의 관계를 고려할 때 단순한 격려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이 조 후보에게 정치적 빚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간접적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김 후보를 공천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가 친명계 핵심 인사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또는 이광재 후보(하남갑) 대신 과거 새누리당 출신이자 민주당 정권의 저격수로 활동했던 김 후보를 공천한 것 자체가 사실상 조 후보를 배려한 공천이자 일종의 ‘해당 행위’라는 시각이다.

김철현 교수는 “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고 정 대표 역시 친문계”라며 친문계의 부활과 표심이 시급한 정 대표 입장에서 문 전 대통령의 행보를 단순한 실수로 규정하고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꽃놀이패’ 평택을 선거

특히 이번 공천은 정 대표에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유리한 ‘꽃놀이패’가 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만약 김 후보가 승리한다면 격전지에서 승리를 이끌어냈기 때문에 정 대표의 지도력을 인정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조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향후 양당 간 합당 논의가 본격화 될 때 차기 전당대회에서 친문계 표심까지 흡수할 수 있다.

단일화가 성사되는 시나리오 역시 정 대표에게 득이 된다. 이종훈 평론가는 “김 후보로 단일화가 된다면 혁신당과 합당할 때 지분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된다. 조 후보로 단일화가 된다면 (정 대표) 본인이 합당을 선제적으로 제안했던 사람으로서 합당을 추진하기에 자신이 적절한 인물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당 대표 연임을 밀고 나가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친명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4일 김 후보의 북토크에 참석하며 힘을 실었다. 다음날 열린 김 후보의 개소식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씨와 사위 곽상언 민주당 의원이 직접 방문해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친문 세력이 조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있지만 노 전 대통령 가족들은 김 후보를 지지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선거 막판까지 계파 간의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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