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6·3 지방선거가 2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 분위기가 초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초반만 해도 이재명 정부 출범 효과와 야권 혼란이 맞물리며 더불어민주당의 우세가 전망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권 내부의 ‘역풍 우려’와 국민의힘의 ‘공천 내홍’이 동시에 부각되며 판세가 안갯속 양상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특히 부산 북갑 보궐선거와 대구시장 선거 등 PK·TK 지역 흐름이 전체 선거 분위기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은 방심이 문제이고, 국민의힘은 정리가 안 되는 게 문제”라는 말까지 나온다.
◇ PK 확장 노리는 민주당… 중도층 이탈 조짐에 촉각
민주당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흐름이다. 4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59.5%로 직전 조사보다 2.7%p(퍼센트포인트) 하락했다. 1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긍정평가는 64%로 전주 대비 3%p(퍼센트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단순 수치 변화보다 중도층과 생활경제 민감 계층에서 지지 이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고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 노사 갈등 등 민생 현안이 누적되면서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당 안팎에서는 정권 초반기라도 민생 문제가 계속 누적될 경우 지방선거 민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접전지와 험지 후보들 사이에서는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여기에 ‘공소취소 특검법’ 논란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지난 3일 대구에서 열린 민주당 대구시당 지방선거 출마자 전진대회에서 특검법 추진과 관련해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신중해 달라”는 취지로 당 지도부에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 영남권 선거에서 특검법 논란이 보수 결집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부산 북갑 보궐선거 상황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박민식 전 국민의힘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맞붙으며 전국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세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치권에서는 “부산 북갑이 이번 지방선거 전체 흐름을 보여주는 축소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PK 확장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지역이지만 동시에 후보 리스크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 전 수석은 출마 직후 시장 상인들과 악수한 뒤 손을 터는 듯한 모습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고, “대통령께서 흔쾌히 동의해주셨다”는 발언 역시 야권의 공세 대상(대통령 선거 개입)이 됐다. 여기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원 유세 과정에서 초등학생에게 “정우 오빠라고 해봐라”라고 말한 장면까지 논란이 되면서 선거 초반 불필요한 구설이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부산 북갑 선거가 단순 지역 보궐선거를 넘어 PK 민심 흐름을 가늠할 상징적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PK 지역에 거주하는 한 민주당 당원(익명요구)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부산은 분위기에 따라 표심 이동 폭이 큰 지역”이라며 “특히 중도층은 후보 태도나 말실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전략공천 후폭풍… 친윤·친한 충돌 격화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지지율 하락 흐름에도 이를 반사이익으로 충분히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방선거 국면이 본격화됐음에도 공천 갈등과 계파 충돌이 반복되면서 당 전체 선거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권 심판론보다 국민의힘 내부 혼선이 더 부각되는 상황”이라는 말도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가장 먼저 불거진 논란은 친윤계 인사들의 잇단 전략공천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대구 달성군에, 김태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울산 남갑에 각각 단수공천했다. 경기 하남갑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용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당 안팎에서는 “윤 어게인 공천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고, 지방선거 전체 판세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충남 공주·부여·청양 보궐선거 공천 논란까지 겹치며 당내 갈등은 더 커지는 양상이다. 정 전 실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자 당 내부에서는 “계엄 사태 이후 국민 눈높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반발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공개서한까지 내며 사실상 공천 반대 입장을 밝혔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역시 “책임감을 느끼고 이번 선거는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당 지도부는 내부 반발에도 명확한 정리에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정 전 실장은 4일 “윤 대통령과 연관된 다른 공천자들과의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추경호 후보 공천 과정까지 문제 삼았다. 또 “장동혁 대표 입맛에 맞는 사람을 꽂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느냐”고 공개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친윤계 내부 균열이 수면 위로 드러난 장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를 둘러싼 갈등 양상도 심상치 않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4일 부산 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이 자리에는 친한계로 분류되는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동행했다. 국민의힘이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의 부산 북갑 공천을 확정한 것은 다음 날인 5일이었다.
특히 한지아 의원이 부산 현장을 찾아 한 전 대표 지원에 나서자 당 지도부가 징계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계파 충돌 양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사실관계를 밝히고 이후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고,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윤리위 징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부당한 징계를 통해 건강한 목소리를 묵살하는 것을 멈추라”고 공개 반발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지난해 5월 2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국회 소통관에서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당시 한 전 총리의 선거를 돕겠다며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과 보좌진들까지 대거 참석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한 전 총리는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었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국민의힘은 다음 날인 3일 김문수 후보를 최종 확정했다. 그럼에도 김기현·추경호 등 친윤계 의원들이 출마 선언 현장에 참석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 대응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기 전 무소속 예비후보 등록 현장에 동행한 일을 문제 삼는다면, 과거 당 밖 인사의 대선 출마 선언 현장에 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던 사례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는 단순한 지역 보궐선거를 넘어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도를 그대로 드러내는 장면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민식 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 모두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지도부가 한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차단할수록 보수층 표심 분산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특정 정당의 압승보다는 양당 모두의 취약점이 동시에 드러나는 선거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초반 기대감 약화 가능성이, 국민의힘은 여전히 수습되지 않는 계파 갈등이 각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중도층과 PK 민심 흐름이 이번 지방선거 전체 결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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