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전반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제재가 법원에 의해 잇달아 제동이 걸리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입장에선 당장은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양대산맥’인 두나무(업비트 운영사)와 빗썸은 최근 나란히 법원에서 한숨을 돌렸다. 먼저, 두나무는 지난달 9일 열린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청구’ 1심 선고 공판에서 승소했다. 두나무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지난해 2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을 적발해 영업 일부정지 3개월 등의 제재 조치를 내리자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선 바 있다. 또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함께 제기해 인용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두나무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다고 보고 제재를 결정한 FIU의 판단을 인정하지 않았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당국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충분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지침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게 핵심 이유다. FIU는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이어 지난달 30일엔 빗썸이 FIU의 제재에 맞서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FIU는 지난달 빗썸의 특금법 위반을 적발해 역대 최대 규모인 368억원의 과태료와 6개월의 영업 일부정지 등의 제재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제재 조치가 빗썸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안길 수 있다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처럼 법원이 잇따라 가상자산 거래소의 손을 들어주며 FIU의 철퇴에 제동을 건 가운데, 추가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특금법 위반으로 FIU로부터 3개월의 영업 일부정지 등의 제재 조치를 받은 코인원이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FIU에 맞서 제기한 소송은 모두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법원이 두나무와 빗썸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인용한데 이어 본안 소송에서도 두나무의 손을 들어준 만큼, 다른 소송 역시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 일부정지에 따른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입장에선 당장 한숨을 돌리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아직 법적 절차가 많이 남아있을 뿐 아니라 소송에서 최종 승소해 제재를 면하게 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규제가 크게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가뜩이나 최근 특금법 시행령 개정 움직임을 두고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의 우려가 적지 않은 가운데, 더 큰 부담을 몰고 오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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