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 에너지 인프라 투자 경쟁 본격화 "북미 발전소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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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이 북미 에너지 인프라 금융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 해외 투자 참여가 아닌, 사업 구조 전반을 설계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주도형 진출' 흐름이 강화되는 추세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 트럼불 카운티 소재 950㎿ 규모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상업운전 개시에 맞춰 총 8억2500만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 상당 자금 재조달 금융주선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발전소는 지난달 15일 상업운전을 시작했으며, 이번 금융은 건설 단계 대출을 운영 단계에 적합한 장기 시설자금으로 전환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한국남부발전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그리고 지멘스에너지(Siemens Energy)가 공동 출자한 사업이다. 우리은행은 금융주선을 주도하며 국내 금융기관 참여를 이끌었고, 이번 재조달 과정에서도 KB국민은행과 함께 2억3000만달러 규모 장기 대출과 운영자금 한도대출을 인수했다.

이번 사례에서 주목되는 지점은 '리파이낸싱'이라는 금융 구조다. 통상 인프라 사업은 건설 단계에서 고금리·단기 대출을 활용한 뒤, 상업운전 이후 안정적 현금 흐름 기반으로 장기 저금리 자금으로 갈아타는 구조를 취한다. 특히 최근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환경에서는 이런 재조달 금융이 사업 수익성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발전소가 위치한 PJM(Pennsylvania·new Jersey·Maryland Interconnection) 시장은 미국 동부와 중서부 13개 주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거래 시장이다. 최근 AI 연산 수요 증가와 대형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한 발전자산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 투자 대상인 가스복합화력발전은 이런 흐름 속에서 현실적 전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태양광·풍력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기저 및 피크 대응 전원으로 가스발전 역할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같이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이 요구되는 산업에서는 가스발전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2년 해당 사업 초기 단계에서도 약 1억5000만달러 규모 금융을 모집하며 주선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후 건설 완료와 상업운전 개시에 맞춰 금융 구조를 재편하며 프로젝트 모든 단계에 걸쳐 관여하는 형태를 구축했다. 이는 단순 투자 참여를 넘어 '개발-건설-운영' 전 주기에 걸친 금융 역량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금융권 '해외 인프라 투자 전략' 역시 점차 변화하는 분위기다. 건설사 중심 EPC(설계·조달·시공) 수주에 금융이 보조적으로 참여하는 이전과 달리 금융기관이 직접 사업 구조를 설계하고, 투자자 모집·자금 조달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은 정책 안정성과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주요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금융주선을 두고 국내 금융기관 포트폴리오가 부동산 중심에서 에너지 인프라로 확장되는 흐름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안정적 현금흐름 및 달러 기반 자산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인프라 자산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업운전 개시에 맞춰 적기에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북미 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다"라며 "글로벌 우량 자산 발굴과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산업 확산이 촉발한 '전력 수요 증가'와 이에 대응하는 '인프라 투자 확대' 트렌드 속에서 금융 역할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자금을 조달하는 수준을 넘어 사업 구조와 방향을 설계하는 주체로서 금융기관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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