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잔소리도 많이 하고 있다. 듣기 싫어도 들어야죠. 제가 형인데 어떻게 하겠어요?"
KT 위즈가 시즌 초 최상위권을 질주하고 있다. '베테랑' 김현수가 유무형의 효과를 내는 덕분이다.
올 시즌에 앞서 김현수는 KT와 3년 50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옵션 없이, 전액 보장이다. 김현수는 통산 2562안타를 자랑하는 레전드다. 하지만 올해 38세가 됐다. 나이를 감안하면 쉽지 않은 투자라는 의견이 많았다.
우려를 불식시켰다. 야구를 너무나 잘한다. 22경기에서 30안타 3홈런 14득점 20타점 타율 0.316 OPS 0.864를 기록 중이다. 클러치 상황마다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에 혈을 뚫고 있다.
팀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 KT는 팀 타율(0.253) 9위에 그쳤다. 투수진은 여전히 훌륭했으나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이유다. 23일 기준 팀 타율(0.289) 1위다. 최원준 등 다양한 선수를 영입했기에 오롯이 김현수의 몫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그 비중은 무시할 수 없다.

23일 KIA 타이거즈전이 대표적이다. 1회초 KIA가 2점을 선취했다. 1회말 2사에서 김현수가 이의리 상대로 중전 안타를 기록, 팀의 물꼬를 텄다. 이어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됐고, 오윤석 2타점 적시타-김상수 2타점 2루타-장준원 1타점 적시타가 연이어 터졌다. 이후 경기는 소강상태에 빠졌다. 계속된 5-3 상황에서 6회 김현수가 쐐기 1타점 2루타를 쳤다. 이 한 방으로 KIA는 추격의 동력을 잃어버렸다. KT의 8-3 승리. 이날 김현수는 4타수 2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김현수는 "제가 (타선을) 이끄는 건 아니다. 돌아가면서 다 잘 치고 있다. 팀이 순환이 잘 맞는 것 같다"라면서 "(최)원준이가 일단 앞에서 많이 살아 나가고 잘 치니까 그게 시너지로 이어진다. 뒤에서도 해결하려고 하는 역할이 생겨서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개막 후 한 달가량이 지났다. 직접 겪어본 KT는 어떤 팀일까. 김현수는 "정말 좋은 팀이다. 선수들 준비 정말 잘한다. 작년 성적 아쉬웠던 부분을 만회하려고 하는 게 강하다"라면서 "아직 5개월 더 남았다. 뒤에 가서 성직이 좋을 수 있게 선수들과 잘 이야기해 보겠다"고 했다.



안현민(우측 햄스트링 손상), 허경민(좌측 햄스트링 손상), 류현인(우측 새끼손가락 골절)이 빠져도 팀이 잘 나간다. 김상수는 "그 부분이 저희 선수들이 준비를 잘한 부분이다. (오)윤석이도 있고, (이)정훈이도 있고, 맨날 나가는 게 아닌데 정말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 (배)정대도 그렇다"면서 "(부상으로 2군에) 가는 선수도 가면서 불안해했다. 운동이라는 게 한순간에 (주전이) 바뀔 수 있다. 저도 그런 것 때문에 불안해서 운동을 더 많이 하는 것도 있다"고 답했다.
김현수의 '아우라'가 팀을 선순환으로 이끌고 있다. 경기에 앞서 이강철 감독은 "말 안 해도 정평이 나 있지 않나. (김)현수 데리고 있던 감독님들 얼마나 기분 좋았겠나. 딱 그 마음"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현수는 "제가 파이팅 많이 하고 있다. '야구장 나와서 재미있게 하자' 이렇게 이야기도 하고, 잔소리도 많이 한다. 그런데 듣기 싫어도 들어야죠. 제가 형인데 어떻게 하겠어요?"라며 껄껄 웃었다.

이것이 베테랑의 가치, 김현수의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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