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관련 중대 발표 직전마다 국제 유가 하락을 노린 대규모 베팅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정책 발표 수십 분 전 거래량이 극히 적은 시간대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몰리는 패턴이 이어지면서, 단순한 예측 투자를 넘어 정책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과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이란과의 휴전 연장을 전격 발표하기 15분 전 브렌트유 선물 시장에서 4260계약의 대규모 매도 주문이 체결됐다. 이는 금액으로 약 4억3000만달러(약 6300억원)에 달한다.
당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0.91달러에서 100.66달러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연장 발표 직후 1분 만에 96.83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직전 하락 베팅에 나선 투자자들이 단시간에 막대한 차익을 챙겼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베팅이 장 마감 이후 유동성이 극히 떨어지는 비정상적인 시간대에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짙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의도적으로 대규모 포지션을 구축하려 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형태의 수상한 거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력 인프라 타격 연기를 발표하기 15분 전에도 약 5억달러 규모의 하락 베팅이 포착된 바 있다.
이달 들어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지난 7일 휴전 발표 수 시간 전 9억5000만달러 규모의 매도 물량이 쏟아졌고, 17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시사하기 20분 전에도 7억6000만달러 규모의 베팅이 이뤄졌다. 4월 한 달 동안 발생한 의심 거래 총액만 무려 21억달러에 달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고도화된 헤지펀드나 트레이딩 하우스의 알고리즘 매매일 가능성도 제기한다. 하지만 거래 타이밍이 수십 분 단위로 지나치게 정밀해 단순한 정보 수집과 데이터 분석 결과만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반론이 지배적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 접근할 수 있는 내부 네트워크를 통한 선제적 개입 의혹이 계속해서 피어오르는 이유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미국 감독 당국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 3월과 이달 7일 발생한 석유 선물 이상 거래를 포함해 일련의 사태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 백악관 역시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책 관련 금융 및 예측 시장 거래에 대한 엄중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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