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가 기후변화, 때 이른 ‘불청객’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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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해 고온 현상이 두 달 이상 빠르게 나타났다. 이에 모기 활동의 본격화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 현상이 두 달 이상 빠르게 나타났다. 이에 모기 활동의 본격화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때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었다. 서울은 1907년 10월 이래 4월 중순 최고 기록을 세웠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실제 우리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걱정은 더위와 함께 찾아올 불청객, 바로 ‘모기’다. 두 달 이상 빠르게 나타난 고온에 모기 활동의 본격화 시점도 앞당겨질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가속화될수록 모기를 비롯한 해충의 출현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 기후변화, 모기 개체 수 및 활동 증가 직결

실제로 기후변화는 모기 활동 증가와 직결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모기 번식지 밀도 증가, 활동기간의 장기화 등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말라리아, 지카바이러스 등 질병 감염 매개체가 되는 모기종들의 활동이 늘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생명과학부 연구팀에 따르면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는 1950년부터 2000년까지 활동성이 약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유지될 경우, 오는 2050년 17~24% 더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기후변화는 모기 활동 증가와 직결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모기 번식지 밀도 증가, 활동기간의 장기화 등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말라리아, 지카바이러스 등 질병 감염 매개체가 되는 모기종들의 활동이 늘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 Pixabay
실제로 기후변화는 모기 활동 증가와 직결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모기 번식지 밀도 증가, 활동기간의 장기화 등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말라리아, 지카바이러스 등 질병 감염 매개체가 되는 모기종들의 활동이 늘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 Pixabay

기후변화가 모기 활동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기온’과 ‘강수 빈도’다. 경희대 생물학과 연구팀이 지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모기의 활동은 기온 변화와 강수 일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연구팀은 2012년, 2013년, 2015년 5월부터 10월까지 서울시 21개 관측 지점에서 누적 기상 요인과 모기 개체수 변화 양상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일 최저 기온이 약 25℃까지 증가하자 모기 개체수가 유의미하게 늘어났다. 또한 수변 지역 기준, 한 달에 약 11일 비가 내릴 경우 모기 활동이 정점에 이르렀다. 즉, 4월 현재 나타나는 잦은 비와 기온 증가는 이른 모기 활동을 유발하는 최적의 환경이란 의미다.

더 큰 문제는 모기가 점차 ‘극고온’에도 적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균관대 의대 연구진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인천·강화 지역  주간 기온 및 모기 개체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온도가 28도 이상일 때도 도심 지역 모기 개체 수 감소는 적었다.

극고온에 적응력이 높은 종은 ‘얼룩날개모기(Aedes vexans)’과 ‘한국숲모기(Ochlerotatus koreicus)’였다. 얼룩날개모기의 경우 인천 도심 온도가 29.6°C까지 상승했음에도 개체 수가 44%만 줄었다. 한국숲모기도 56% 감소하는데 그쳤다. 평균 기온이 29° 이상 될 경우, 80~90% 감소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성균관대 연구팀은 “극심한 고온 환경에서의 인천과 강화 도심, 시골 지역 모기 개체 수 감소가 차이가 컸는데 이는 모기의 열 적응력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모기종과 예상되는 극한 온도 조건을 고려해 맞춤형 예방 및 방제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로 인한 모기 개체 수, 활동량 증가는 북극 지역에서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 Pixabay
기후변화로 인한 모기 개체 수, 활동량 증가는 북극 지역에서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 Pixabay

◇ “극지도 뚫렸다”… 북극, 모기 기승에 생태계 교란도 발생

기후변화로 인한 모기 개체 수, 활동량 증가는 ‘극지(極地)’ 환경까지 위협하고 있다. 아만다 M.콜츠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생물학과 교수는 16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사설을 통해 북극의 증가하는 모기 문제를 지적했다.

콜츠 교수는 “최근까지 아이슬란드는 모기가 없는 유일한 북극 국가였지만 이제 그 구분은 사라졌다”며 “지난해 레이캬비크 북쪽에서 모기가 발견된 것은 이미 진행 중인 생태학적 변화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극이 온난해지고 인간 활동이 이 지역 전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종들은 새로운 방식과 규모로 이동하고 있다”고 북극 지역 모기 급증 원인을 인간의 활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콜츠 교수의 지적처럼 북극 지역의 모기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추세다. 미국 다트머스대 디키국제이해센터 북극연구소는 2015년 북극 온도 상승이 그린란드 서부 모기 유충 발달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

북극 지역 모기 증가는 주변 생태계 교란을 유발한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알래스카과학센터 연구팀은 2022년 진행한 연구를 통해 모기의 괴롭힘 지수(MI)가 북극 지역 순록의 번식 성공률과 생존율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 Pixabay
북극 지역 모기 증가는 주변 생태계 교란을 유발한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알래스카과학센터 연구팀은 2022년 진행한 연구를 통해 모기의 괴롭힘 지수(MI)가 북극 지역 순록의 번식 성공률과 생존율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 Pixabay

그 결과, 모기 유충 발달 속도는 북극 온도가 1°C 상승하면 약 10.8%, 5°C 상승하면 약 67%, 10°C 상승하면 약 180% 빨라짐을 확인했다. 지구 모기 유충의 급격한 성장은 다른 곤충 포식자에게 노출되는 시간을 줄였다. 이로 인해 모기가 성충으로 생존할 확률도 크게 증가했다.

다트머스대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는 모기의 계절적 변화 시기를 앞당겨 순록의 계절적 변화 시기와 동기화시켰다”며 “흡혈 해충의 증가는 순록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지역 사회의 생계 자원으로서 순록의 역할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북극 지역 모기 증가는 주변 생태계 교란을 유발한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알래스카과학센터 연구팀은 2022년 진행한 연구를 통해 모기의 괴롭힘 지수(MI)가 북극 지역 순록의 번식 성공률과 생존율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USGS는 “9월부터 5월까지 성체 생존율이 최대 16%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북극 순록은 모기의 괴롭힘에 대한 반응으로 에너지 소비를 늘리고 먹이활동 시간을 감소시키며 황무지나 눈으로 덮인 지역으로 이동하는 등 행동을 크게 바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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