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또 스트라이크 던지려고 너무 앞에서…”
KIA 타이거즈 왼손 파이어볼러 이의리(24)는 작년 가을 오키나와 마무리훈련, 지난 겨울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에서 투구 자세 교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세트포지션에서 킥 높이를 낮추고, 글러브를 대는 높이를 높였다. 최대한 폼을 컴팩트하게 만들어 제구를 무조건 잡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마지막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서 제구가 잡혀 ‘올해는 다를까’ 싶었지만, 개막 이후 뚜껑을 여니 본래의 이의리였다. 심지어 ‘이의리 챌린지’ 시절만도 못했다. 그땐 무더기 볼넷 이후 탈삼진 능력으로 위기를 탈출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렇지만 올 시즌 개막 후 3경기서는 그냥 볼질 이후 붕괴의 연속이었다. 3월29일 인천 SSG 랜더스전서 2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볼넷 4실점, 4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서 2.2이닝 4피안타(2피홈런) 5탈삼진 6볼넷 3실점, 1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볼넷 4실점했다.
그러나 1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은 달랐다. 5이닝 5피안타 8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시범경기, 정규시즌 4경기 통틀어 최고의 피칭이었다. 볼넷을 2개 내줬지만, 시종일관 공격적인 투구였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많이 잡다 보니 자연스럽게 빠른 공의 위력이 배가됐다.
흥미로운 건 제구와 함께 스피드도 올랐다는 점이다. 올 시즌 최고구속은 150~151km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156km까지 나왔다. 국내에서 좌완이 150km대 초반도 드문데, 150km 중반이면, 아무도 못 친다. 실제 이날 두산 타자들이 시종일관 이의리에게 끌려갔다. 알고 보니 (광주수창)초등학교 시절 야구부 은사의 조언이 있었다.
이의리는 “몸이 가벼웠다. 타이밍일 잘 맞아서 좋은 구속이 나왔다. 이 밸런스를 까먹지 않고 연습을 좀 많이 할 생각이다. 타자들이 직구를 노린 것도 알고 쉽게 맞지 않는 것도 안다. 직구로 더더욱 승부를 많이 했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의리는 “지금 제3의 구종이 완벽하게 제구가 되지 않는 상황서 직구를 몸쪽과 바깥쪽으로 좀 신경을 많이 썼다, 의도한대로 어느 정도 잘 들어갔다. 확실히 나만의 것을 좀 믿었다. 힘 빼니까 잘 됐다”라고 했다. 포심과 슬라이더를 즐겨 구사하는 이의리는 체인지업, 커브가 늘 숙제다. 그러나 구종이 적어도 일단 빠른 공을 스트라이크로 많이 구사하면 이날처럼 압도적인 승부를 할 수밖에 없다.
이의리는 “이번 경기 전에 초등학교 감독님과 통화를 했다. 감독님이 오히려 그러니까 좀 조절하라고 했다. 또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너무 앞에서 던지려는 느낌이 있다고 얘기해줬다. 그 부분을 최대한 없애려고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밸런스를 잡으면서 스피드와 제구 모두 잡았다. 직구 헛스윙 비율이 살아났다, 이의리는 “직구 커맨드가 예전보다 안정됐다. 그동안 스트라이크 존 중, 하단에 몰려있었다. 요즘 타자들 스윙스팟이 그쪽에서 이뤄진다, 그걸 높이려고 노력했고, 또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높게 가니까 스윙이 나오더라”고 했다.
두산의 1번타자는 박찬호다. 작년까지 KIA에사 한솥밥을 먹었다. 이의리는 “찬호 형은 제일 친한 타자이고, 계속 봐왔다. 얼굴을 안 보려고 최대한 의식을 많이 했다. 최대한 의식을 안 하고 던져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안타 하나를 맞았는데 찬호 형이 잘 쳤다”라고 했다.

결국 앞으로 이의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일관성이다. 경기 내에서의 일관성은 두 말할 게 없다. 제구력을 의미한다. 더 중요한 건 선발투수로서의 안정감이다. 경기별 기복도 줄여야 한다. 지금까지는 계산이 되는 투수가 아니었다. 볼넷을 1~2개, 1~2실점을 떠나서 투구내용을 안정적으로, 꾸준히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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