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결제 시장의 중심이 카드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핀테크 3사는 결제를 넘어 이용자 자금을 플랫폼에 묶어두는 ‘잔고 확보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지급 서비스 하루 평균 이용 횟수는 3557만건, 이용 금액은 1조1052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9%, 14.6% 증가했다. 이 가운데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의 이용 금액 비중이 6064억1000만원으로 가장 컸다.
결제 방식 변화도 확인된다. 실물 카드 이용은 하루 평균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한 반면, 모바일 기반 카드 결제는 1조7000억원으로 7.3% 증가했다. 특히 실물 카드를 제시하지 않는 결제 방식 가운데 핀테크 간편결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네이버페이 선불충전금 잔액은 약 1806억원, 토스는 2075억원, 카카오페이는 6021억원에 달한다. 단순 합산만으로도 1조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선불충전금은 이용자가 플랫폼에 미리 충전해 둔 금액으로, 결제 이후에도 자금이 머무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고객 락인’ 지표로 꼽힌다.
핀테크사들은 이 같은 흐름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접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스는 단말기 사업을 앞세워 가맹점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3월 기준 토스 단말기 ‘토스 프론트’ 보급 가맹점은 30만개에 달했다. QR·NFC·얼굴인식(페이스페이)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하며 데이터를 폭넓게 확보하는 구조다.
네이버페이는 단말기를 ‘데이터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네이버페이 커넥트’는 결제뿐 아니라 영수증 리뷰, 주문, 쿠폰, 포인트, 플레이스 서비스까지 연동된다. 최근 파리바게뜨 등 프랜차이즈와의 제휴를 통해 단말기 보급을 확대하며 오프라인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하고 있다. 결제 데이터를 검색·리뷰·광고와 연결하는 네이버 특유의 구조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카카오페이는 단말기 대신 QR 기반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톡 내 송금·결제 경험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QR 결제를 확대하고, 10대 대상 ‘굿딜 틴즈’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 기반을 넓히고 있다. 메신저 플랫폼과 결제를 결합해 자연스럽게 반복 사용을 유도하는 구조다.
이처럼 각 사는 결제를 단순한 거래 수단이 아니라 데이터를 확보하는 핵심 접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에 비해 소비 맥락이 풍부한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실제 오프라인 결제는 여전히 시장의 중심이다. 지난해 전업 카드사 8곳의 일평균 결제액 3조740억원 가운데 약 58%인 1조7860억원이 오프라인에서 발생했다. 간편결제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오프라인이 핵심 채널로 꼽히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향후 결제 인프라 변화도 변수로 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 기반 결제가 도입될 경우 현재의 선불충전 구조와 유사한 방식으로 확장되며 플랫폼 중심 결제 생태계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중심이던 간편결제가 오프라인으로 확장되면서 결제 경쟁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며 “오프라인에서 확보한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체류와 반복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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