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단체급식 조리원의 업무는 겉보기에는 단순반복 작업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장시간 서서 일하고, 무거운 식재료를 운반하며,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굽히는 자세를 반복하는 고강도 노동에 해당한다. 이러한 작업환경은 특히 무릎 관절에 상당한 부담을 주며 실제 산업재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현장에서 자주 문제되는 질환은 퇴행성 관절염, 반월상연골판 손상, 슬개건염 등이다. 문제는 이러한 질환이 "나이가 들어서 생긴 병"이라는 이유로 산재 인정이 어렵다고 오해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중요한 판단 기준은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지, 단순한 연령이나 개인적 요인이 아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학교 급식실에서 약 12년간 근무한 A씨는 매일 6시간 이상 서서 조리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하루 수백개의 식판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지속해왔다. 특히 대형 솥을 세척하거나 식재료를 손질할 때 무릎을 바닥에 대거나 깊게 굽히는 자세가 빈번했다. 어느 날부터 무릎 통증이 심해졌고, 병원 검사 결과 반월상연골판 파열 및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초기에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연령 및 개인적 요인에 따른 자연경과적 질환"이라는 이유로 불승인 처분이 내려졌다. 그러나 A씨는 업무 강도와 반복 동작, 근무기간 등을 입증하는 자료를 보완해 심사청구를 진행했다. 그는 결국 산재로 인정받았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요소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장기간 반복된 무릎 사용이다. 단체급식 조리원은 하루에도 수십 차례 이상 쪼그려 앉기·일어서기·계단 이동·중량물 취급을 반복한다. 이러한 누적된 물리적 부담은 관절 손상을 가속화하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둘째, 작업 자세의 특수성이다. 일반 사무직과 달리 조리원은 좁은 공간에서 낮은 작업대나 싱크대를 사용해 자연스럽지 않은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무릎을 꿇거나 깊게 굽히는 자세는 반월상연골판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한다.
셋째, 증상의 발생 시기와 경과다. 업무 수행 중 점진적으로 통증이 발생하고 악화된 점, 휴식 시 호전되다가 다시 업무 복귀 후 악화되는 패턴은 업무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황이다.
이처럼 단체급식 조리원의 무릎 질환은 단순한 개인 질환이 아닌, 업무 특성상 발생 가능한 직업병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산재 인정 여부는 개별 사안에 따라 달라지므로,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근무기간과 업무내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하루 작업시간, 반복 동작의 종류와 횟수, 취급 중량 등을 가능한 한 상세히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동료 진술서 △작업환경 사진 △업무분장표 등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면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 의료기록 역시 중요하다. 최초 통증 발생 시점과 업무와의 연관성을 의료진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진단서 및 소견서에 반영해야 한다. 단순히 '퇴행성 변화'라는 표현으로 업무 관련성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불승인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포기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상당수 사례에서 심사청구나 재심사 과정을 통해 결과가 뒤집히기도 한다. 특히 반복작업과 장기 근속이 입증되는 경우라면 충분히 다툴 여지가 있다.
단체급식 조리원은 우리 사회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노동자들이다. 그들의 건강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노화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업무환경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무릎 질환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접근해야 하며, 정당한 산재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실무적 이해가 함께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이민희 노무법인 산재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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