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카페 열풍인 줄 알았는데…” 저가 커피, 사모펀드가 설계한 ‘해외행’

마이데일리
이달 14일 문을 연 컴포즈커피 대만 1호점. /컴포즈커피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저가 커피 시장이 사모펀드(PEF) 자금 수혈 이후 글로벌 확장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해외 진출로 외형을 키워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하려는 큰 그림이다.

17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컴포즈커피, 메가MGC커피, 매머드커피, 더벤티, 빽다방 등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는 일제히 해외 시장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이 같은 저가 커피 브랜드의 해외 확장은 출점 확대를 넘어 ‘운영 시스템 수출’ 성격이 짙다. 키오스크 기반 주문과 동선 최적화, 빠른 회전율 등 국내에서 검증된 고효율 매장 운영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전략이다.

공격적인 글로벌 진출 이면에는 급격히 재편된 지배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국내 5대 저가 커피 브랜드 중 빽다방과 더벤티를 제외한 대부분이 사모펀드 영향권에 있기 때문이다.

매머드커피는 지난 1월 미국계 오케스트라PE에 1000억원에 인수됐다. 앞서 컴포즈커피는 지난 2024년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와 PEF 연합에 4700억원에 매각됐다. 메가MGC커피 역시 2021년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우윤파트너스 컨소시엄에 1420억원에 인수 이후, 기업가치가 급등하며 엑시트가 이뤄진 대표 사례로 꼽힌다.

서울 시내 한 상가에 입점한 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들의 모습. /뉴시스

이 과정에서 산업의 성격도 변했다. 과거 ‘출점 경쟁’ 중심이던 구조가 ‘현금흐름과 기업가치(멀티플)’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커피 브랜드가 사실상 금융 자산처럼 다뤄지고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국내 커피 시장이 개업보다 폐업이 많은 순감소 국면에 진입했다”며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배당과 매각 단계에서 높은 몸값을 받으려면 해외 진출이라는 추가 성장 스토리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브랜드들의 발걸음도 빠르다. 컴포즈커피는 이달 대만 1호점을 열고 해외에 본격 진출했다. 프리오픈 기간 ‘20초당 1잔’ 판매를 기록하며 수요를 확인한 이들은 오는 8월 가맹 사업을 시작해 2033년까지 대만 전역에 550개 매장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메가MGC커피는 몽골에서 8호점까지 확대하며 중앙아시아 거점을 구축했고 최근에는 선제적으로 ‘메가MGC재팬’ 법인을 설립하며 일본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에는 캄보디아 파트너 계약을 체결해 진출을 공식화했다.

몽골 울란바토르 메가커피 매장 내부. /메가MGC커피

매머드커피는 일본 도쿄 진출 1년여만에 4개 매장을 열었다. 연내 매장을 15개로 늘리고, 한국과 같은 프랜차이즈 모델 도입도 검토 중이다.

빽다방 역시 올해 일본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더벤티는 베트남과 캐나다 등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저가 커피가 사모펀드의 타깃이 된 건 안정적인 현금 창출 구조 덕분이다. 가맹점 기반 확장은 본사의 임대료나 고용 부담이 적고,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건비 변동성까지 낮다.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매출 6469억원, 영업이익 1114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성을 입증했다. 컴포즈커피도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한 3003억원을 기록했다.

/매머드커피

하지만 사모펀드의 해외 확장 전략이 곧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저가 커피의 1000~2000원대 아메리카노를 앞세운 박리다매 구조는 국내에선 안착했으나, 해외는 임대료·인건비·원두 조달비 등 원가 구조가 전혀 다르다. 특히 고정비 비중이 높은 일본·북미 등 선진 시장에서는 가성비 전략만으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엑시트 국면에서는 수익성보다 외형 확장과 스케일이 우선순위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 무리한 점포 늘리기가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커피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해외 가맹점은 국내와 달리 본사의 통제권 밖에 있어 현지 법규나 운영 변수가 훨씬 복합적”이라며 “단순히 매장을 연간 수백 개씩 늘리기보다 현지 맞춤형 내실 운영을 통해 브랜드를 안착시키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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