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전 김경현 기자] 이재현(삼성 라이온즈)은 시범경기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그런데 시즌에 돌입하자 그 타격감이 사라졌다. 타격감이 땅을 파고 들어가다 2경기 연속 멀티 히트로 반전을 만들었다. 그 뒤에는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이 있었다.
이재현은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타격폼은 물론 공을 보는 시야, 타석에 서 있는 방향까지 변화를 줬다. 타격 궤도도 어퍼 스윙에서 레벨 스윙으로 변화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재현의 변화를 매우 높게 샀다. 올 시즌 '리드오프'로 이재현을 낙점했을 정도.
시범경기에서 말 그대로 미친 활약을 했다. 11경기 12안타 2홈런 8득점 5타점 타율 0.353 OPS 1.052를 기록했다. 타선의 뇌관이 이재현에서 시작되자 2번 김성윤-3번 구자욱-4번 르윈 디아즈-5번 최형우-6번 김영웅까지 이어지는 상위 타선이 더욱 단단해졌다.
그런데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타격감이 증발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쳤다. 타순도 1번에서 점차 아래로 쳐졌다. 14일 기준 이재현의 타율은 0.094까지 내려왔다. 멀티 히트 경기는 한 번도 없었다.

15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이날 이재현은 5타수 2안타 1몸에 맞는 공 1득점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시즌 첫 멀티 히트 경기.
16일 경기에 앞서 박진만 감독은 "(이재현이) "캠프 때 워낙 준비를 잘했는데 결과가 안 나와서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계기로 인해서 젊은 선수들은 확 좋아질 수 있다, 오늘 더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사령탑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재현은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시즌 두 번째 멀티 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타율도 0.167까지 상승했다.
운이 아니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2회 1사 2루, 이재현이 왕옌청의 바깥쪽 직구를 결대로 밀어쳤다. 타구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가 됐다. 3회 2사 1, 3루에서도 왕옌청의 낮은 투심을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모두 기술이 받쳐주지 않았다면 칠 수 없는 안타였다.

경기 종료 후 이재현은 "아직 좋았을 때 느낌은 아니다. 조금씩 좋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 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말했다.
현재 타격감을 묻자 "준비를 했던 게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만들려고 했다. 시범경기까지는 괜찮았는데 막상 시즌 들어가니까 저도 모르게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안 맞다 보니까 위축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제가 해온 방향성을 잃지 않으려고 계속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조금씩 좋아지길 바라면서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주변의 도움으로 타격감을 회복 중이다. 특히 원태인의 도움이 컸다. 이재현은 "형들도 그렇고 코치님, 감독님, 모든 분들께서 '항상 방어적인 모습이 타석에서 보인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원)태인이 형이 투수긴 하지만 저를 오랫동안 보고 옆에서 이야기 해주셨다. (원태인이) '왜 몇 년째 똑같이 치냐' 이런 느낌으로 이야기 해주셨다. 같이 영상도 보고 옆에서 계속 이야기해 주시는 게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원태인은 정확히 어떤 조언을 해줬을까. 이재현은 "투수 입장에서 '요즘 치기 어려운 볼이 많이 들어오지 않냐'고 하면 맞다고 했다. 그러니 '네가 너무 방어적으로 나오니까 투수는 더 자신 있게 던져서 그런 볼들이 많이 나오는 거다. 위압감이 없다. 그러면 투수 입장에서 더 편하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도움이 됐다.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재현은 원태인의 조언을 받고 타석에서 더 적극적인 타격을 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은 15일 단독 1위에 올라섰다. 2021년 10월 27일 이후 1631일 만이다. 이재현은 "분위기 좋은 것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 그렇다고 너무 들뜰 필요까지는 없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저희 해야 할 것만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재현의 말대로 아직 시즌 초반이다. 원태인의 조언으로 이재현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시즌이 끝나면 이재현은 어떤 성적을 올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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