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내부통제 ‘총체적 부실’…채용조작·횡령·부당대출 ‘복마전’

마이데일리
상호금융권 전반에서 내부통제 부실이 구조적으로 드러나며 대출·횡령·채용비리 등 금융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그래픽=정수미 기자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상호금융권에서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잇따르며 금융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대출 규정 위반부터 횡령, 채용 비리까지 유형은 다양하지만 내부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공통적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 새마을금고, ‘횡령·부실대출’ 반복…통제 붕괴 지적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1부는 최근 광주 남구에 위치한 모 새마을금고 이사장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재직 당시 가족과 지인에게 86억원 규모의 대출을 지시했고, 이 중 약 19억원이 손실로 확정됐다. 직원 반대에도 한도 초과 대출을 강행한 점에서 내부통제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새마을금고의 최근 5년간 금융사고 통계만 봐도 내부통제의 한계는 여실히 드러난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약 54건으로, 이 중 37건이 횡령에 해당했다. 횡령 사고의 상당수는 중앙회 검사(27건)나 외부 제보(14건)로 확인됐고, 자체 감사 적발은 12건에 그쳤다.

대형 대출 사고도 이어졌다. 용인 신갈 개발사업장에서는 8개 금고가 참여한 360억원 규모 공동대출이 부실로 이어졌다. 담보신탁 구조에도 불구하고 자금 집행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해당 사업장은 현재 공매 금지 등을 둘러싼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다. 대출 담당자는 금품 수수로 징역 5년, PM업체 대표는 징역 3년 및 약 77억원 추징을 선고받았다.

각종 사고에도 책임자 처벌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해당 금고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감독 소홀로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사건 발생 수년 뒤였고 이미 퇴임한 이후였다.

제재공시에서도 문제는 반복된다. 성당새마을금고에서는 무담보 대출과 용도 외 유용이 적발됐고, 북대구·대명새마을금고에서는 권역 외 대출한도 초과 여신 취급이 적발됐다.

조은·와룡새마을금고에서는 임직원과 회원 간 금전거래, 광명동부새마을금고에서는 대출 관련인과 공동사업을 하는 등 이해상충 사례도 드러났다. 대평새마을금고의 시재금 횡령, 노량진수산새마을금고의 장기 분식결산·허위보고 등 회계 부정도 이어지고 있다.

◇ 신협, 채용조작·이사회 무력화…조직 통제 흔들

신협은 조직 운영 전반의 통제 기능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신협중앙회 제재공시에 따르면 올해 공시 건수만 46건에 달한다. 광주와이신협에서는 면접 점수를 사후 조정해 합격자를 바꾼 채용 비리가 적발됐고, 온누리신협에서는 임직원 간 금전거래 금지 규정 위반 사례가 확인됐다.

순천중앙신협에서는 임원이 이사회 소집을 반복적으로 무산시키며 의사결정 구조를 사실상 마비시켰고, 장호원신협에서는 폭언과 사임 강요 등 내부 갈등도 불거졌다. 일부 조합에서는 비조합원 대출한도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회피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상호금융권의 소관부처가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 수협은 해양수산부, 산림조합은 산림청,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 신협은 금융위원회로 분산돼 있다. 각 중앙회별로 내부통제 기준과 검사·감독 체계를 두고 있지만, 실제 사고가 발생하는 단위조합까지 동일한 수준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시스

◇ 수협, 여신심사부터 허점…부실로 직결

수협은 여신관리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드러난다. 진해수협과 경인서부수협에서는 상환능력에 대한 검토 없이 대출이 실행됐고, 서천군수협에서는 대출 이후 자금 사용 점검이 미흡했다.

굴수하식수협에서는 부당대출과 함께 고객 예탁금 및 보조금 횡령이 동시에 발생해 내부통제 절차 위반이 확인되며 기관경고와 함께 임직원 중징계가 내려졌다. 삼척원덕수협, 서귀포수협, 고성군수협 등에서도 자금 용도 검증 미흡, 절차 우회, 특인대출 관리 부실 등 유사 사례가 반복됐다.

고창군수협은 담보 가치와 낙찰가 검증 없이 대출을 집행해 손실이 발생했고, 울산수협에서는 담보 부족 상태에서도 별다른 조치 없이 대출이 유지됐다.

◇ “사업은 은행 수준, 통제는 제각각”…구조적 한계

전문가들은 상호금융권의 구조적 한계를 근본 원인으로 지목한다. 상호금융기관은 은행과 유사한 신용사업을 수행하면서도 금융회사와 같은 지배구조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내부통제 기준, 준법감시인, 위험관리책임자 선임 의무가 없다.

소관 부처 역시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 수협은 해양수산부, 산림조합은 산림청,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 신협은 금융위원회로 분산돼 있다. 각 중앙회별로 내부통제 기준과 검사·감독 체계를 두고 있지만, 실제 사고가 발생하는 단위조합까지 동일한 수준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호금융기관의 지배구조 개선방안’ 논문을 통해 “상호금융기관은 사실상 일반 금융회사와 유사한 영업 구조를 갖고 있지만 감독 체계는 개별 법률에 흩어져 있다”며 “동일 기능에 동일 규제가 적용되지 않으면 규제 차익과 자산 쏠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내부통제 기준과 준법감시 체계를 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상호금융권 전반을 포괄하는 지배구조 법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상호금융 내부통제 ‘총체적 부실’…채용조작·횡령·부당대출 ‘복마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