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임상과 허가 경험을 갖춘 인재 확보가 제약바이오 신약 개발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의 효율적 매니지먼트를 위해서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제약사는 외부 전문가 영입과 함께 연구개발(R&D) 조직 전면 재정비에 나섰다. 신약 개발 전주기를 관리할 수 있는 리더급 인재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는 흐름이다.
일동제약은 글로벌 제약사 출신인 박재홍 사장을 R&D 수장으로 영입했다. 박 사장은 얀센, 다케다제약,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빅파마에서 신약 임상 개발과 허가 전략, 제품 출시 과정 전반을 경험한 인물이다. 하버드 의대 연구원 출신의 기초 연구 역량과 동아에스티 최고과학책임자(CSO) 시절의 조직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일동제약은 기존 파이프라인의 임상 성공률을 높이고 글로벌 기술이전 체계를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유유제약은 류현기 개발본부장을 영입하며 연구 성과를 제품화로 연결하는 실행력을 강화했다. 성균관대 약대 출신의 류 본부장은 광동제약, 한화제약 등에서 고부가가치 개량신약 파이프라인 구축과 다국적 제약사와의 코프로모션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유유제약은 류 상무를 필두로 말초순환 개선제 타나민, 골다공증 치료제 맥스마빌의 뒤를 잇는 수익 중심의 차세대 개량신약과 특화 제형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메디톡스 역시 20년 이상 글로벌 임상 경험을 보유한 이태상 상무를 영입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얀센 글로벌 임상팀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허가를 주도해온 이 상무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히알루론산 필러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를 담당한다. 특히 계열사 뉴메코의 보툴리눔 톡신 뉴럭스 해외 허가 확대 등 글로벌 사업 확장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조직 통합 움직임도 활발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감염병 연구사업관리(PM) 전문가인 마상호 부사장을 연구지원실장으로 영입했다. 비임상부터 임상, 규제 대응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마 부사장의 경험을 활용해, 연구기획부터 임상검체분석(GCLP)까지 통합 관리하는 유기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등 주요 프로젝트의 실행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동화약품 또한 연구개발본부장에 장재원 전무를 선임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을 거치며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경영(MBA)과 법률 역량까지 갖춘 장 전무는 동화약품의 R&D 무게 중심을 개량신약에서 신약 개발로 옮기는 중책을 맡았다. 시간과 비용 효율성을 고려한 전략적 R&D를 통해 파이프라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5년간 허가된 국산 신약 38개의 평균 개발 비용은 약 423억원, 개발 기간은 10.7년으로 집계됐다.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 연구개발비는 2020년 3조4293억원에서 2024년 4조474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빅파마와의 R&D 투입 자원 격차는 여전히 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신약 개발에는 평균 12~15년의 기간과 20억~30억달러(약 2조6000억~4조원)에 달하는 자본이 투입된다. 단순 수치상으로도 국산 신약 대비 수십 배 이상의 자본이 단일 프로젝트에 집중되는 구조다.
자본력의 한계가 명확한 국내 기업 입장에서 글로벌 수준의 임상 실패는 단순한 연구 중단을 넘어 경영 전반의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 수년에 걸친 시간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R&D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제약사들이 앞다퉈 글로벌 사령탑 영입에 나서는 이유도 이 지점에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임상 실패는 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리스크를 얼마나 관리하느냐가 핵심이고, 이를 위해 글로벌 경험을 갖춘 R&D 리더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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