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타왕과 타격장인의 패자 없는 레이스.
손아섭(38, 두산 베어스)이 14일 전격 트레이드 됐다. 두산은 손아섭을 한화 이글스에서 데려오면서 좌완 이교훈(26)과 1억5000만원을 넘겼다. 손아섭의 올해 연봉이 1억원이니, 결과적으로 2억5000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본 것이다.

두산은 시즌 초반 타격이 전체적으로 답답했다. 결국 손아섭을 영입해 숨통을 틔우겠다는 계산이다. 마침 두산은 지명타자 슬롯을 손아섭에게 내줄 수 있다. 김원형 감독은 외야수 기용 가능성도 열었다. 손아섭이 잘해도 기회를 꾸준히 받기 어려운 한화와 사정이 다르다.
이로써 손아섭의 안타 드라마가 다시 시작됐다. 손아섭은 1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곧바로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투런포로 신고식을 치렀다. 시즌 첫 안타가 이렇게 만들어졌다. 개인통산 2619번째 안타였다.
손아섭은 NC 다이노스 시절 대놓고 언급하지 않았을 뿐, 3000안타를 가슴에 품고 뛰어왔다.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2504안타를 넘어선 뒤 무릎 후방 십자인대 부상이란 시련이 있었다. 한화 이글스, 두산 이적 과정에서 마음고생까지. 인고의 세월을 딛고 다시 3000안타를 향해 달린다.
두산은 손아섭과 한화의 1년 1억원 계약을 승계했다. 손아섭이 두산에서 반등하면 시즌 후 두산이 비FA 다년계약을 추진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다시 FA 자격을 얻기까지 4년간 성실하게 뛰는 그림도 그려진다. 4년 뒤면 42세인데, 최형우(삼성 라이온즈)가 43세이고,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41세다. 몸 관리만 잘 하면 안타 페이스가 크게 안 떨어질 수 있다.
물론 연간 100안타씩 4년을 때려야 3000안타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쉬운 미션은 아니다. 그러나 손아섭에게 3000안타는 처음부터 초고난도 미션이었다. 두산에서 출전 걱정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뛰면 의외로 야구가 풀릴 수도 있다.
아울러 최형우도 계속 전진한다. 14일 대전 한화전서 안타 1개를 추가하며 대망의 2600안타에 성공했다. 최형우가 현실적으로 3000안타에 도전하긴 어렵다. 그러나 손아섭이 한화에 있었다면 통산안타 1위를 가져가는 건 시간문제였다.
최형우로선 손아섭의 두산행이 최다안타 1위 도전에 악재인 건 맞다. 그러나 최형우가 이걸 신경 쓸 성격도 아니고, 어차피 남은 2년간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뛰는 선수다. 그를 위해 많은 안타를 칠 게 확실하다.
절박한 두 사람의 레이스는, 결국 패자 없는 싸움이다. 결국 최형우보다 4살 젊은 손아섭이 최다안타 1위를 지킬 가능성이 크고, 손아섭은 3000안타에 점점 가까워질 것이다. 그리고 최형우가 2년 26억원 계약 기간 내에 손아섭을 제치고 특정기간에 1위로 치고 나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팬들은 안타머신들의 안타 레이스를 보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두 사람이 선의의 경쟁 의식을 가지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손아섭의 두산행과 최형우와의 최다안타 레이스. 이 특별한 레이스는 패자도 박수 받아야 한다.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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