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최근 도입한 ‘중량 표시 의무제’가 치킨 프랜차이즈가 647곳 가운데 상위 10개 브랜드에만 적용돼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중랑 표시 의무제가 여타 외식 프랜차이즈에는 일체 적용되지 않은 채 유독 상위 10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만을 대상으로 시행 중에 있다.
가격은 유지하면서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중량 표시 의무제가 업종 내 격차와 업종 간 기준 차이를 동시에 만들면서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대상은 bhc, BBQ, 교촌치킨, 처갓집양념치킨, 굽네치킨, 페리카나, 네네치킨, 멕시카나, 지코바양념치킨, 호식이두마리치킨 등에 한정됐다.
치킨 프랜차이즈업 관계자는 “같은 치킨업종 내에서도 일부 브랜드에만 규제가 적용되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또 즉석 조리 방식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족발이나 피자 등은 중량 표시 의무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식업 현장에서는 제도 설계 과정에서 조리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치킨처럼 즉석 조리 음식은 그간 ‘마리’ 단위로 판매돼 왔는데, 이를 ‘g(그램)’ 기준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준 설정의 어려움이 제기된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튀김옷 비율이나 조리 방식이 달라 같은 원육을 사용해도 실제 제공되는 양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조리 방식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중량만으로 판단할 경우 현장에서 혼선이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가맹점주들은 중량표시제가 ‘별점 테러’로 이어지며 매장 영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고지된 중량에 조금이라도 못 미친다고 판단될 경우 배달앱 리뷰와 평점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는 “점주는 정해진 원재료를 받아 조리하는 구조라 중량을 직접 조정하기 어렵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불만은 고스란히 점주에게 돌아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다른 한편으로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맞물리며 외식업 전반의 부담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중동 정세 불안과 환율 상승,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맞물리며 닭고기 공급이 위축된 영향이다.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닭고기 소매가격은 이달 12일 기준 ㎏당 6528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6월 이후 약 2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도매가격도 전월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가격 인상 대신 물량 확보에 집중하는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공급업체는 AI로 줄어든 물량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대리점과 대형마트 공급가를 일부 조정하는 한편 기존 거래처 중심으로 출고 물량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종란 수입 역시 공급까지 최소 50일가량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단기간 내 수급 안정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인건비, 배달비, 포장재 비용까지 상승하면서 외식업 전반의 비용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는 원육과 전용유, 포장재 가격 상승분을 본사가 일정 부분 흡수하고 있으나 원가 상승과 규제 적용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비용 구조 조정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가격이나 용량 규제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현장에서는 원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책 방향과 시장 상황이 엇갈리는 측면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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