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와 꽃가루다.
평소 기관지가 약한 직장인 A씨(42)는 최근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마른기침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단순한 감기인 줄 알고 감기약을 먹어봤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병원을 찾은 A씨의 진단명은 ‘천식’이었다.
천식은 기도가 외부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해 염증이 생기고 좁아지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천식은 기온 차가 크고 대기 오염물질이 많은 3~5월 봄철에 진료 인원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국내 천식 유병률은 성인 10명 중 약 1명꼴로 보고될 만큼 흔한 질환이기도 하다.
문제는 천식 초기 증상이 감기와 매우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천식은 감기와 달리 ‘기도 과민 반응’을 동반한다.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천명음)가 나거나 숨이 차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손경히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등 기저질환이 없거나 증상이 경미한 초기에는 단순 감기로 착각하기 쉽지만, 천식은 기관지 염증이 반복되면서 기도가 민감해지는 질환으로 감기처럼 일주일 내 자연 호전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야간 기침’이다. 낮에는 멀쩡하다가도 잠자리에 들거나 새벽 시간에 기침이 쏟아져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밤에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기도가 수축하기 때문이다.
만약 감기가 나은 뒤에도 마른기침이 4주 이상 지속되거나, 찬 공기 혹은 운동 중에 기침이 심해진다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기침이 8주 이상 이어진다면 천식 초기 신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병원에서는 폐기능 검사를 통해 기도가 얼마나 좁아졌는지 확인하거나, 알레르기 피부단자검사로 원인 물질(항원)을 파악하게 된다.
천식을 방치하면 기도가 단순히 좁아지는 것을 넘어 구조 자체가 변하는 ‘기도 재형성’이 일어날 수 있다. 기도 벽이 두꺼워지면 호흡 곤란이 심해질 뿐만 아니라 약물에 대한 반응도 떨어져 치료가 훨씬 어려워진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염증을 직접 다스리는 ‘흡입형 스테로이드’다. 하지만 많은 환자가 증상이 조금만 나아지면 임의로 사용을 중단하곤 한다.
이에 대해 손경희 교수는 “증상이 완화됐다고 약물을 중단하면 염증이 다시 악화돼 결국 갑작스러운 천식 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천식은 치료와 관리 여부에 따라 상태가 극명하게 갈리는 질환인 만큼, 증상이 없더라도 혈압이나 혈당 관리처럼 꾸준히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천식 환자에게 봄철 환경 관리는 필수다. 외출 후에는 즉시 손과 얼굴을 씻어 몸에 묻은 꽃가루를 제거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야외 활동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극 물질 노출을 줄여야 한다.
손 교수는 “환자마다 천식을 유발하는 자극 물질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항원을 정확히 파악해 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며 “적절한 약물 치료와 환경 관리를 병행하면 충분히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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