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내 뒤에 1명 쓰는 것과 2명 쓰는 것은 큰 차이.”
KIA 타이거즈 이동걸 투수코치는 8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서 7회초 등판을 마친 이태양(36)에게 “한 이닝 더 던지면 3이닝 홀드를 올릴 수 있다”라고 했다. 그렇게 6회부터 올라온 이태양은 8회까지 3이닝을 책임지고 홀드를 따냈다.

그런데 경기 후 이태양의 코멘트가 감동 그 자체였다. 그는 구단을 통해 “끊어가도 좋다고 했지만, 3이닝을 던지면 투수 한 명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3이닝째에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말씀드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태양은 “3이닝 홀드라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지만, 지금 상황서 내 뒤에 투수를 1명 쓰는 것과 2명 쓰는 것은 큰 차이라고 생각했다. 세 번째 이닝에 올라 무실점으로 막고 내려올 수 있어서 다행이고 만족스럽다”라고 했다.
이태양이 마운드에 오른 상황은 15-5, KIA가 크게 앞선 6회초였다. 승부가 갈린 상황. 어떤 투수든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시점. 그래서 대부분 투수는 이럴 때 등판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의욕도 크게 오르지 않는다. 승리, 세이브, 홀드 등과 크게 연관이 없고, 부진하면 평균자책점은 확 오른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이 역할. 롱릴리프이자 추격조다. 이태양은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에서 오랫동안 이 역할을 수행해왔다. 당연히 이 역할을 누군가 해야 팀 마운드가 잘 돌아간다는 걸 안다. 같은 역할을 맡은 황동하에게 이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줬고, 자부심을 가지라고 독려도 했다.
KIA는 시즌 초반 불펜이 또 불안하다. 7일 광주 삼성전만 해도 필승조가 나왔다가 8~9회에 대량실점하면서 역전패했다. 데미지가 큰 경기였다. 또 벤치로선 주말 3연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15-5로 앞선 그 상황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건 사령탑의 당연한 욕심이다.
결국 이태양이 3이닝을 막아주면서, 이범호 감독은 이태양 후속으로 한재승만 사용하고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태양이 7회까지만 던졌다면 한재승 외에 또 누군가 올라와야 했다. 홍민규는 이미 7일 경기서 부진해 또 나가기 쉽지 않았고, 황동하는 사실상 이의리와 1+1으로 기용되는 투수다. 이래저래 이태양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는 게 중요했다.
그런 이태양이 오히려 자신의 홀드보다 팀 마운드 사정을 생각해주니, 이범호 감독과 이동걸 투수코치로선 고마운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이태양은 친정 한화를 떠나며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는 팀을 원했고, KIA는 2차 드래프트를 준비하면서 이태양을 1라운드서 잡으려고 준비했다. 인연이다.
이태양은 "최근 팀 분위기가 안 좋았는데 승리에 일조할 수 있어 기쁘다. 오늘 같은 경기가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부터 생각하고 준비했던 역할이었고 잘 소화해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준비를 잘했고,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마운드에서도 자신감이 있었다”라고 했다.
테마는 확실했다. 이태양은 “큰 점수차로 앞서고 있었지만, 볼넷은 안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주자를 모아 빅이닝을 만들면 상대가 흐름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흐름을 내주지 않는 피칭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상대 타자들의 컨디션도 좋았지만, 현재 내 컨디션도 좋기 때문에 맞붙는 피칭을 하자고 생각했다. 배트에 공을 맞춰 범타를 만들어 내기 위한 피칭을 했고, (한)준수와의 배터리 호흡도 좋았다”라고 했다.

팀 퍼스트 마인드를 재차 확인했다. 이태양은 “KIA로 이적했을 때부터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 오늘 경기를 통해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컨디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언제 어떠한 상황에 등판할 지 모르겠지만, 계속 1군 마운드를 지키는 선수가 되는 것이 올 시즌의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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