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올해 1분기부터 삼성SDS의 첫걸음이 그리 밝지 않다. 6일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삼성SDS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3조2,893억원, 1,648억원으로 전망했다. 각각 전년 대비 5.7%, 38.6% 줄어든 수치다. 최근 불안정한 대외환경 등 요소가 있다 해도 상당히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삼성 그룹의 인공지능(AI) 사업 중추는 삼성SDS다. 차세대 생성형 AI서비스, 초거대 AI모델 개발, 클라우드 등 분야 등 업계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사업 분야를 발표, 투자해 왔다. 2018년에도 전략게임 ‘스타크래프트’의 AI를 개발, 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실적 반등을 위해 AI분야 새로운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때 주목받는 핵심 사업 분야 중 하나는 ‘AI에이전트’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의 높은 활용도가 기대된다.
◇ 우리은행과 손잡은 삼성SDS, ‘금융 AI대전환’ 국내 첫 사례
실제로 금융 분야 AI에이전트 사업에 삼성SDS의 진출 속도는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는 ‘우리은행’의 사업 수주다. 6일 삼성SDS는 우리은행의 ‘AX를 위한 AI에이전트 구축’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금융권에서 AI에이전트를 대규모로 도입하는 것은 이번 삼성SDS와 우리은행이 첫 번째 사례다.
이번 사업은 우리은행의 금융시스템에 삼성SDS가 자체 개발한 AI모델을 연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175개 이상 AI에이전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S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도입할 AI에이전트 활용 분야는 △고객관계관리(CRM)·기업여신 △자산관리 △내부통제 △고객상담 △업무자동화 등 5개 영역이다. 이 중 29개 업무를 AI가 맡는다.
삼성SDS가 AI 에이전트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은 금융 산업의 변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금융 서비스 분야 AI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억9,130만달러에서 2033년 67억800만달러로 10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그랜드뷰리서치는 “AI에이전트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할 수 있다”며 “개인화된 고객경험을 제공, 금융서비스를 빠르게 혁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권에서의 AI에이전트 도입은 이미 효과적으로 운영되는 추세다. 현재 세계 최대 규모 종합 금융 서비스 기업인 미국의 ‘JP모건체이스’는 AI에이전트 ‘CoiN(Contract Intelligence)’을 운영 중이다. 이는 머신러닝 기반의 AI모델로 금융 관련 법률 문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CoiN은 JP모건체이스의 대출 계약, 위험 분석, 규정 준수, 계약 검토 등에 활용된다. JP모건체이스 측에 따르면 매년 36만 시간 이상 소요되던 작업이 몇 초만에 일반 검토팀보다 훨씬 높은 정확도와 일관성으로 처리 가능하다고 한다.
국내 연구기관들 역시 금융 분야의 AI도입 추세는 향후 글로벌 시장경쟁력 확보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KCMI)은 ‘글로벌 은행 산업의 AI 도입 및 시사점보고서(2025)’에서 “글로벌 은행 산업은 AI 부문의 투자 및 기술 도입으로 향후 수익성 및 업무 효율성이 크게 제고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수익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AI 인재 확보와 인프라 구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아직 갈 길 먼 AI금융, AI의 한계 넘기 위한 지속적 연구 필요
다만 AI분야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금융권 AI대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강조한다. 해킹 등 정보보안과 금융 투자 정보 왜곡, 개인정보유출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금융 AI 대전환 촉발로 인한 위험은 과거 인터넷 및 컴퓨터 활성화에서 간접적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1987년 미국 증시 폭락 사건이 대표적 예다. 1987년 10월 미국 주가는 사상 최대 규모로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당시 다우 존스 산업평균지수(DJIA)는 하루 만에 508포인트, 22.6% 하락했다. 이는 역사상 하루 최대 하락률이다. 이를 금융권에서는 ‘검은 월요일’ 사건이라 부른다.
이 문제가 발생한 것은 증권 가격 미리 정해진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 매도하는 규칙 기반의 컴퓨팅 모델 때문이었다. 많은 기관들이 이 컴퓨팅 시스템을 도입, 연쇄적인 매도세가 발생해 예측할 수 없는 주가 폭락이 발생한 것이다. 현재 AI에이전트 기반 투자 시스템이 활성화될 경우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미국 버지니아대·영국 옥스포드대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이 현상을 기반으로 금융권 AI에이전트 도입이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AI에이전트는 새로운 차원의 금융 안정성 문제를 유발함을 확인했다. 데이터의 균일성 증가, 모델 군집화, 네트워크 상호 연결성 강화 때문이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AI에이전트가 동일한 기본 데이터 세트를 기반으로 할 경우, 표준화된 머신러닝 모델로 인한 균일성과 경기 순환성 위험이 높아진다”며 “유사한 알고리즘 사용으로 인한 모델 군집화는 주가의 급락을 초래하고 시장 변동성을 증가시키며 주식 시장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유동성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I에이전트 기반 고객서비스 활성화 시, 고객 불만족이 증가할 수 있는 문제도 있다. 이는 금융권에서도 이미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실제로 KB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회사 AI상담 서비스의 만족도는 21% 수준이다. 불만족은 40%에 육박했다. 즉, AI금융 서비스에 대해 고객들이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미국 루즈벨트연구소(Roosevelt Institute) 연구진은 ‘생성형 AI에이전트 금융서비스의 위험’ 보고서를 통해 “고객이 금융기관에 청구서 납부, 특정 거래 실행을 요청했는데 AI가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벌금, 수수료는 고객의 몫이 된다”며 “미국 주요 은행, 금융 기관이 여러 AI에이전트를 이미 고객 계좌 관리 등에 도입한 상황에서 올바른 대응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