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무서웠어요, 소소하게 출발하고 싶은데…” KIA 퓨처스 타점 1위의 1군행, 박상준은 주목 안 받고 싶은데 주목을 받고 말았다[MD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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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솔직히 기대도 되고 무서웠어요. 소소하게 출발하고 싶어요.”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4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윤도현과 오선우라는 두 주전 타자를 1군에서 뺐다. 대신 고종욱과 함께 뉴 페이스 한 명을 1군에 올렸다. 2022년 육성선수 출신, 올해 정식선수가 된 오른손타자 박상준(25)이다.

박상준/KIA 타이거즈

박상준은 강릉영동대를 졸업한 1루수, 외야수 요원이다. 신장이 좀 작긴 한데 정교함과 파워를 겸비한 선수다. 마침 퓨처스리그에서 18개의 타점으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었다. 2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도 주고, 실제 좋은 타격감을 1군에서 보여달라는 의미로 과감하게 콜업했다. 퓨처스리그 11경기서 39타수 17안타 타율 0.436 3홈런 18타점 8득점 OPS 1.186.

그렇게 박상준이 나이 25살에 뒤늦게 1군에 데뷔했다. 심지어 광주 KIA챔피언스필드가 매진된 토요일이었다. 그리고 8번 1루수 선발 출전이었다. 갑자기 1군에 올라온 선수라서 테마송도 없고, 응원가도 따로 없었다.

박상준은 오히려 이런 환경을 반겼을지도 모른다. 경기 전 만난 그는 자신이 주목받지 않고 다른 선수들에게 묻어서 가길 바랐다. 극I 성향인 듯하다. 그는 1군 통보를 받은 3일 밤을 떠올리며 “솔직히 기대도 되고 무서웠다. 처음 올라가는 것이니까 무서웠다. 그냥 퓨처스리그에서 내가 할 것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심지어 퓨처스리그 타점 1위를 두고서도 “자부심은 딱히 없다. 잘한 게 이번이 처음이라서…아직까지 그런 건 없다. 기록을 봐도 이게 내 것이 맞나 싶었다. 진짜 이렇게 해본적이 없었으니까”라고 했다. 물론 그는 “마인드는 좀 달라졌다. 그래도 1년은 지나야 여유가 좀 생길 것 같다”라고 했다.

2군에선 스윙을 교정한 게 효과를 봤다. 박상준은 “최대한 공을 칠 수 있는 스윙을 만들었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마무리훈련에서 너무 열심히 했던 박상준을 1군 스프링캠프에 데려가고 싶었지만, 못 데려갔다. 그러나 이제 기회가 왔다.

박상준은 “1군행 통보를 받고 주변에서 바로 나갈 수도 있으니 준비 잘 하라고 했다. 예상은 했는데 라인업이 나오니까 살짝 떨렸다. 빨리 공 하나 잡고 던지면 긴장이 풀릴 것 같다. 1군은 상상이 안 된다”라고 했다.

그래도 지난 4년간 인고의 시간을 잘 버틴 대가다.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박상준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지명을 못 받기도 했고, 솔직히 내가 행동을 제대로 못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대학교를 간 것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프로에 바로 안 온 게 오히려 좋았다”라고 했다.

박상준은 1회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놓치며 2루타를 만들어줬다. 강습타구를 잘 따라갔는데 공을 맞이하는 순간 글러브를 땅에 대지 않고 높이는 바람에 타구가 그 사이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이후 김도영의 송구가 높게 갔는데도 점프 캐치를 한 뒤 베이스를 찍는 등 준수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데뷔 첫 안타도 내야안타로 신고했다. 이후 원히트-투 베이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근성이 있다는 이범호 감독의 평가는 사실이었다. KIA는 이날 패배로 4연패에 빠졌지만 박상준은 제 몫을 했다.

박상준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최대한 해보자는 마음이다. 뭘 더하려고 하지 않고, 내가 가장 잘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을 보여드리겠다. 형들은 하던대로 하라고 했다. 수비와 타격이 다 되는 선수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나 다시 한번 I 성향을 드러냈다. 박상준은 “소소하게 출발하고 싶다. 진짜 막 이렇게 주목을 안 받고, 조금씩 올라가고 싶다. 그래야 더 잘 될 것 같다. 천천히 잘 하고 싶다”라고 했다. 차분한 성격이면서도 내성적인 성격. 요즘 MZ들과는 결이 좀 다르다. 이런 성격이 그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지금부터 지켜봐야 한다. 일단 데뷔전서 주목을 안 받고 싶다는 본인의 말과 달리 주목을 받고 말았다. 좋은 방향으로.

박상준/KIA 타이거즈

오선우와 윤도현이 2군에 간 이상, 최소 열흘간 박상준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현재 1군에 전문 1루수 요원은 박상준밖에 없다. 물론 외국인타자 헤럴드 카스트로가 1루가 가능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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