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피부 고민, 정직한 해답" 서현선 에이지온 대표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서현선 에이지온 대표의 창업은 시장 조사보다 먼저 자신의 피부에서 시작됐다. 어린 시절부터 심한 아토피를 겪으며 수많은 제품을 써봤지만, 안심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존스홉킨스대에서 바이오메디컬공학을 전공하며 세포와 조직공학을 연구한 것도 결국 그 질문의 연장선이었다.

"왜 내 피부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은 없을까 늘 고민했습니다. 그 물음이 결국 지금의 '엑소프록실'을 탄생시킨 출발점이었죠."

서 대표의 이력은 전형적인 화장품 창업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학부 시절 내내 연구 활동을 이어갔고, 졸업 후에는 지멘스에서 초음파 장비 포트폴리오 기획을 맡아 엔지니어링과 사업을 함께 경험했다. 이후 카이스트 석사 과정에서는 창업팀 활동과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연구와 사업을 잇는 길을 본격적으로 모색했다.

"좋은 기술을 가졌다고 해서 곧바로 훌륭한 창업 아이템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현장에서 누구보다 빨리 체감했습니다. 기술의 완성도만큼이나 그것을 소비자의 일상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중요했죠."

2023년 설립된 에이지온은 더모코스메틱·바이오소재 기업이다. 핵심 키워드는 '바르는 바이오'다. 단순히 성분 이름을 내세운 화장품을 넘어, 피부 컨디션을 세포와 조직학의 관점에서 다루는 고기능성 더마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출발했다. 그 결과물이 식물성 시카 엑소좀 기반 브랜드 '엑소프록실'이다.

사업 초기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엑소프록실의 첫 제품은 출시를 하루 앞두고 초도 물량 전량을 폐기하는 위기를 맞았다. 미세 이물질이 발견되면서 초기 투자금을 사실상 모두 잃었지만, 이 경험은 제조 공정과 포장 인프라를 원점에서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엔 눈앞이 캄캄했지만, 학창 시절 익숙했던 연구실 풍경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오염에 극도로 민감한 정밀 집기나 시료들이 진공 포장된 채 오가던 모습이 떠올랐죠. 가장 정밀한 실험 현장의 방식을 도입한다면 유효 성분의 파괴를 막고 피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 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이후 서 대표는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진공 포장 방식을 도입했다. 화장품 업계 특유의 화려한 포장은 덜어내고, 대신 투명 비닐에 제품을 담아 진공 포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위생성과 성분 안정성·차별화를 동시에 잡기 위한 과감한 시도였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생산·포장 방식의 재설계는 곧 제품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이러한 철학이 반영된 첫 주력 제품 '시카 엑소조메소드 앰플'은 2024년 7월 출시 후 8개월 만에 2만5000개 이상 판매됐다. 재구매율은 40% 수준으로, 10명이 구매하면 4명이 다시 찾는 셈이다.

"좋은 성분을 많이 넣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성분이 피부 안에서 실제 변화를 일으키도록 설계한 것이 충성 고객을 만든 비결입니다. 손이 닿는 과정을 줄인 뾰족 튜브형 용기, 흡수력을 높이면서도 수분감과 광채가 오래 남는 제형, 표피를 넘어 진피층까지 유효성분을 전달하는 구조가 맞물린 결과죠."

실제 에이지온이 제시한 임상 자료에 따르면 '시카 엑소조메소드TM 플러스 50 앰플'은 광채, 보습 지속력, 피부 장벽, 탄력, 주름, 잡티 완화 등 여러 지표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누적 광채 51.3% △보습 개선 및 12시간 지속 효과 38.9% △외부 자극으로 손상된 피부의 일시적 장벽 개선 80.5% △깊은 팔자주름 개선 18.4% △피부 치밀도 개선 20.2% △피부 탄성 회복력 56.97% △5년 이상 된 기미 및 잡티 13.35% 완화 등의 수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에이지온의 기술력은 엑소좀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약 10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팁스(TIPS) R&D 과제에도 선정됐다. 현재 연구의 중심에는 메조다공성 실리카 나노입자(MSN) 고담지 기술이 있다. 이는 효능은 뛰어나지만 외부 환경에 취약한 성분을 나노 기공 구조 안에 안정적으로 담아 피부에 전달하는 기술이다.


또 에이지온은 IBK기업은행(024110)의 창업 육성 플랫폼인 IBK창공 마포 16기 졸업기업으로, IBK창공 공동운영사인 신기술금융회사 시너지아이비투자가 함께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투자 유치와 연구개발 고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술 사업화 기반을 다져왔다는 평가다.

"레티놀이나 비타민C처럼 효능은 뛰어나지만 외부 환경에 취약한 성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독자적인 경피전달시스템(DDS)입니다. 세포 실험 결과, 단독 원료 대비 20배 이상 높은 피부 침투도를 확인했죠. 우리는 단순한 화장품 브랜드를 넘어 차세대 바이오 소재 기업을 지향합니다."

유통 전략에서도 에이지온만의 방향성이 드러난다. 중간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약국과 직접 거래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현재 약국 100곳에 입점해 있다.

"단순히 입점 매장을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제품 가치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신뢰 기반의 파트너십입니다. 약사들과 직접 소통하며 제품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엑소프록실 전문가 아카데미'를 통해 쌓은 신뢰가 브랜드 확장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습니다."

해외의 반응도 뜨겁다. 대만 첫 공식 수출 물량 1만개는 48시간 만에 완판된 바 있다. 또 홍콩을 비롯한 △싱가포르 △미국 △중남미 등에서도 후속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오히려 우리의 진공 포장과 약국형 콘셉트를 신선한 차별화 포인트로 받아들입니다. 미국에서 자란 경험과 존스홉킨스 연구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현지 피부 특성에 맞춘 라인업으로 전략적인 공략에 나설 계획입니다."

향후 3년의 목표도 분명하다. 온라인·약국·드럭스토어 등 데일리 케어 라인은 엑소프록실로 확장하고, MSN 기반 고함량 소재 등 고기능성 제품군은 피부과 및 클리닉 채널로 분리하는 '2트랙 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항노화를 넘어 역노화 기술까지 겨냥하는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기술의 화려함보다 절실한 문제 앞에 정직한 해답을 내놓는 것, 그것이 제 창업 철학입니다. 엑소프록실이 누군가에게는 자신감을 되찾아주는 따뜻한 혁신이 되길 바랍니다. 피부 고민으로 외출조차 쉽지 않았던 과거의 저와 같은 고민을 안고 사는 분들을 위해, 근본적인 피부 케어 솔루션 연구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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