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특허 의약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공식화하며 글로벌 제약 산업을 겨냥한 공급망 재편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기존 상호관세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의약품을 별도 규제 대상으로 삼으면서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백악관은 2일(현지시간) 팩트시트를 통해 수입 특허 의약품과 원료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의약품 생산 구조를 재편하고 제조시설의 미국 이전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관세는 대기업 120일, 중소기업 180일 이내 순차적으로 발효된다.

관세 체계는 미국 내 생산 여부와 정부와의 협정 체결 여부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고 의약품 가격 협상에도 참여하지 않은 특허 의약품에는 100%의 고율 관세가 유지된다. 반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거나 온쇼어링 계획을 이행할 경우 관세율은 20%로 낮아진다.
여기에 보건복지부와 최혜국(MFN) 가격 협정, 상무부와 온쇼어링 협정을 모두 체결하면 2029년 1월20일까지 한시적으로 무관세(0%) 혜택이 주어진다. 이미 가격 협상을 완료한 일부 제약사 역시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동맹국에는 예외적 수준의 완화 조치가 적용된다.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 주요 무역 협정국에서 생산된 의약품에는 최대 15% 수준의 관세율이 부과되며, 영국은 별도 협의를 통해 약 10% 수준의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제네릭(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 관련 원료는 최소 1년간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뒤 재평가될 예정이다. 희귀의약품과 동물용 의약품 등 일부 특수 의약품도 긴급 보건 수요 충족시 면제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4월 조사 착수 이후 약 1년 만에 확정된 것으로, 백악관은 이를 국가 안보 차원의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의약품 공급망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조치다. 정부는 정책 추진과 함께 약 4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약속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국이 별도 무역 합의에 따라 15%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받게 되면서, 100% 고율 관세 대상 국가 대비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에 대해 최대 200% 관세 가능성을 언급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협상 결과가 반영된 절충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기존 수출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대응 전략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미국 내 생산 확대와 공급망 재편, 비미국 시장 진출 확대 등 사업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업계 전반에서도 향후 글로벌 제약사들의 생산 거점 이동과 가격 정책 변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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