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주 자연에서 답 찾았다…리만코리아, 병풀·클로렐라로 K-뷰티 확장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제주 동쪽 구좌읍.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습기와 따뜻한 공기가 뒤섞인 온실 문을 열자, 초록빛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일정한 간격으로 정돈된 재배 베드 위로 잎이 넓게 펼쳐진 식물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다. 흔히 '병풀'로 불리는 식물이지만, 이곳에서는 크기부터 다르다. 일반 병풀보다 몇 배는 커 보이는 '자이언트 병풀'이다.


지난 1일 방문한 이곳은 리만코리아가 구축한 자이언트 병풀 스마트팜 '리만팜' 연구동이다. 단순 재배 공간이 아니라 원료 연구와 생산, 제품화까지 이어지는 '원료 중심 K-뷰티' 전략의 출발점이다.

◆"같은 병풀을 만들기 위해"…스마트팜이 답이 됐다

연구동 내부에서 만난 김정환 에스크베이스 병풀연구팀 책임연구원은 병풀 화분 두 개를 나란히 보여주며 설명을 시작했다. 하나는 일반 병풀, 다른 하나는 자이언트 병풀이다. 크기 차이는 육안으로도 확연했다.

"이건 일반 병풀이고, 이게 저희가 개발한 자이언트 병풀입니다. 크기뿐 아니라 성분과 효능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리만코리아는 해당 품종을 등록해 20년간 독점 사용 권리를 확보했다. 단순히 '크다'는 차원을 넘어, DNA 분석을 통해 품종을 구별할 수 있는 마커까지 개발했다.


스마트팜 도입 배경은 '표준화'였다. 김 연구원은 "농가에서 재배하면 잎 크기나 길이가 제각각이라 원료 품질 편차가 컸다"며 "화장품 원료는 일정해야 하기 때문에 재배 환경부터 통제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리만팜은 온도 약 25도, 습도 60~80%를 유지하며 사계절 내내 동일한 품질의 병풀을 생산한다. 수확 주기는 약 45일. 연간 5~6회 수확이 가능하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재배 방식이다. 일반 토양 대신 섬진강 모래를 사용한다. 토양은 시간이 지나면 교체가 필요하지만, 모래는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여기에 자동 환경 제어 시스템까지 더해지며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키우는 농업'이 구현된다.

◆"정제수 대신 병풀"…원료부터 바꾼 화장품

리만코리아의 차별화는 '원료 함량'에서 극대화된다.


김 연구원은 "일반 화장품은 대부분 정제수가 주성분인데, 저희는 그 물을 병풀 추출물로 대체한다"며 "제품에 따라 병풀 원료 비중이 70~8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즉, 단순히 '병풀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이 아니라 원료 자체가 화장품의 기반이 되는 구조다.

병풀의 특징도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향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잎자루를 자르면 은은한 향이 난다. 이는 사포닌 계열 성분 때문으로, 인삼과 유사한 향을 띤다. 이 성분이 피부 재생과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품질 관리도 철저하다. 해외 병풀 원료의 경우 잡초 혼입이나 중금속, 잔류 농약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지만, 스마트팜 환경에서는 이러한 변수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플랫폼 아닌 라이프스타일 기업"…사업 확장 선언

이같은 원료 중심 전략은 회사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강영재 리만코리아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리만코리아는 플랫폼 기업이 아니다"라며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구조가 아니라 소비자의 삶을 설계하는 '라이프스타일 컴퍼니'"라고 강조했다.

리만코리아는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현재는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샴푸, 바디케어, 치약, 물티슈 등 생활용품은 물론 건강기능식품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강 대표는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기 전까지, 의약품과 주류를 제외한 모든 생활 영역에서 리만 제품을 사용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확장의 기반 역시 '원료'다. 병풀과 함께 또 하나의 핵심 축으로 강조된 것이 바로 '용암해수'다. 제주 화산 지대에서 얻은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정제수 대신 사용하는 방식이다.

리만코리아의 전략은 명확하다. 원료 → 연구 → 생산 → 제품 → 유통까지 내부화된 수직계열 구조다. 

◆병풀 넘어 '클로렐라'…미래 성장축도 제주에

리만코리아의 제주 전략은 병풀에만 머물지 않는다.


연구동 한편에서는 '제주 클로렐라' 관련 자료가 눈길을 끈다. 제주 비자림 일대에서 발굴한 미세조류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원료다.

클로렐라는 루테인, 베타카로틴, 제아잔틴 등 다양한 카로테노이드를 동시에 함유하는 '멀티 카로테노이드 구조'를 가진다. 눈 건강과 항산화 기능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소재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국산화 가능성'이다. 기존 루테인 원료는 대부분 마리골드에서 추출해 수입에 의존해왔다. 반면 클로렐라는 국내에서 배양부터 생산까지 가능하다.

에스크랩스 연구진은 생산성을 기존 대비 최대 10배까지 높이는 기술을 확보했으며, 관련 연구는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현재 인체적용시험도 진행 중이다.

리만코리아는 제주에 원료 연구와 생산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병풀 스마트팜 '리만팜', 미세조류 연구, 용암해수 기반 생산까지 이어지는 구조는 단순 화장품 기업을 넘어 '원료 산업 기업'에 가깝다.

강 대표는 "제주를 기반으로 한 원료 연구와 투자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며 "K-뷰티를 넘어 글로벌 원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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