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5만정 처방…식욕억제제 오남용 첫 형사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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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비만이 아닌 환자들에게 이른바 '나비약'으로 불리는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장기간 과다·중복 처방한 의사가 적발돼 검찰에 넘겨졌다.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이 실제 형사처벌로 이어진 첫 사례로, 의료 현장의 처방 관행 전반에 대한 관리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는 경기 용인시 소재 한 가정의학과 의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A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적발해 검찰에 넘겼다고 2일 밝혔다. 


수사 결과 A씨는 2019년 1월부터 2026년 1월까지 약 7년간 비만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 24명에게 치료 목적을 벗어나 식욕억제제를 반복적으로 처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환자들은 체질량지수(BMI)가 20 안팎으로 의학적으로 비만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총 907회에 걸쳐 5만2841정의 식욕억제제가 처방됐다.

특히 일부 환자에게는 147개월 동안 1만7000정이 넘는 약물이 장기간 처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과잉 처방을 넘어 의존성과 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진료 과정에서도 위법 행위가 확인됐다. A씨는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고 접수 단계에서 처방전을 발급하거나, 기존 처방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재방문 환자에게 중복 처방을 하는 방식으로 마약류를 지속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가 된 식욕억제제는 펜터민·펜디메트라진 계열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의존성과 금단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혈관계 이상과 불안, 불면, 우울증 등 다양한 부작용 위험이 있어 치료 목적 외 처방이 엄격히 제한된다.

이번 사건은 식약처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포착됐다. 특정 의사의 장기 반복 처방 패턴이 이상 징후로 확인되면서 외부 전문가의 의학적 타당성 검토를 거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로 이어졌다. 디지털 기반 감시 체계가 실제 형사 조치로 연결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식약처는 수사와 함께 환자 보호 조치도 병행했다. 중독이 의심되는 투약자 24명에게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운영하는 '1342 용기한걸음센터'를 안내해 상담과 재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욕억제제뿐 아니라 ADHD 치료제,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의 불법 처방과 사용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할 것"이라며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수사를 통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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