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tvN이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가장 뜨겁고도 위험한 소재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방송 전면으로 끌어올린다. tvN은 지난 30일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신규 프로그램 '커뮤 대전'의 개최 소식과 참가자 모집 공고를 올렸다.
이번 ‘커뮤 대전’은 가면을 쓴 커뮤니티 유저들이 익명 채팅을 통해 토론에 참여하고, 팔색조 매력의 대변인들이 이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달하는 독특한 포맷을 취한다. tvN 측은 모집 공고를 통해 디시인사이드, 보배드림, 여성시대, 에펨코리아, 인스티즈, 더쿠 등 성향이 뚜렷하게 갈리는 주요 커뮤니티들을 직접 명시하며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특히 참가 지원서에 포함된 질문들이 예사롭지 않다. ▲현재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 ▲하루 평균 이용 시간 ▲활동 기간은 물론, ▲본인의 성향과 가장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커뮤니티를 묻는 항목은 제작진이 커뮤니티 간의 '충돌'과 '대립'을 핵심 재미 요소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모집 대상은 만 19세 이상 성인으로, 커뮤니티 내에서 영향력이 큰 ‘네임드 유저’부터 소위 말하는 ‘프로 눈팅러’까지 모두 아우를 계획이다.

물론 방송가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의 흥행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현재 대한민국 유행의 발상지이자 여론 형성의 핵심 기지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커뮤니티 유저들이 자신의 소속감을 바탕으로 화력을 집중할 경우, 실시간 화제성과 시청률 면에서는 상당한 파급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현재 우리 사회는 젠더 갈등, 정치적 양극화, 세대 차이 등 유례없는 '혐오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최전선에 있는 커뮤니티 유저들을 한자리에 모아 토론을 붙이는 것이 자칫 건전한 담론 형성이 아닌, 서로를 향한 비난과 혐오를 공중파급 영향력을 가진 채널에서 전시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성향이 상극인 것으로 알려진 특정 커뮤니티 간의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방송이 갈등을 봉합하기보다 오히려 각 커뮤니티의 폐쇄적인 논리를 강화하고 사회적 분열을 부추기는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익명성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자극적인 발언이 쏟아질 경우, 제작진이 이를 얼마나 공정하고 책임감 있게 편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커뮤 대전'의 지원은 오는 4월 16일까지 진행된다. '이름 없는 당신'을 초대한다는 tvN의 야심 찬 기획이 우리 사회의 해묵은 갈등을 풀어낼 소통의 창구가 될지, 아니면 갈등에 기름을 붓는 촉매제가 될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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