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조 ‘전쟁 추경’ 국무회의 의결… 국회 문턱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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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부가 중동 상황 장기화에 따른 위기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에너지 수급 불안의 여파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민생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회는 본회의 일정을 합의하고 본격 심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여야 모두 민생 안정 측면에서 추경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각론에서 이견을 보이며 협의 과정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31일 국무회의에서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을 심의·의결했다. 이른바 ‘전쟁 추경’으로 불리는 이번 추경안은 총 26조2,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정부는 증시 및 반도체 경기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 25조2,000억원으로 재원을 마련했다. 부족분은 여유 재원(1조원)을 통해 조달했다. 이번 추경은 중동 정세 불안정 속 유가 급등 등으로 민생경제 부담이 커지는 상황 대응에 초점이 맞춰졌다. 

구체적으로 △고유가 부담 완화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전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방향을 잡았다. 가장 비중이 큰 것은 단연 ‘고유가 부담 완화’다. 10조1,000억원의 예산이 여기에 편성됐다. 유류비·교통비 경감을 목적으로 ‘석유 최고가격제’ 추진에 5조원을 편성했다. 대중교통 이용 유도를 위해 K-패스 환급률을 한시적으로 최대 30%까지 확대하는 데 877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저소득 기후민감계층 중 등유·LPG를 사용하는 20만 가구에는 에너지 바우처 5만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취약계층의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그냥드림센터’를 현재 150개소에서 전국 300개소로 확대하는 재원도 이번 추경안에 포함됐다.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해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영화·공연·숙박·휴가 등 문화·관광 분야의 할인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는데, 서민들의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가장 소비가 위축될 수 있는 영역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 국회로 넘어간 추경안… ‘신경전’ 불가피

정부가 이날 국무회의에서 추경안을 의결하면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당초 여야는 추경안 처리 시기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나, 극적으로 내달 10일까지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는데 합의했다. 중동발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민생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선 일단 공감대를 이룬 것이다. 문제는 예산안 각론을 두고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번 추경안에서 가장 논쟁이 될 지점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다. 총 4조8,000억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소득하위 70% 이하 국민에게 1인당 1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지역별 차등을 두어 비수도권에는 15만원, 인구감소 우대지역은 20만원, 인구감소 특별지역은 25만원을 지급한다. 차상위·한부모 가구는 수도권의 경우 45만원, 비수도권의 경우 50만원을 받는다. 기초수급자 가구는 수도권 55만원, 비수도권 60만원이 지원된다. 사용처는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와 동일하게 설정한다.

야권은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고환율·고물가 징후가 포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금성 지원이 오히려 이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가 새어 나옴에도 정부와 여당이 이를 추진하고 나서는 것 자체가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도 더해진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추경의 목적은 국민이 아니라 여당의 지지율”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전날 추경안 처리 시기를 합의한 것은 단순히 ‘일정’을 합의한 것일 뿐, 세부 내용까지 동의하는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그러면서 예산안에 대한 ‘송곳 심사’를 예고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졸속 선거 추경은 막고 위기에 내몰린 산업과 국민을 살리는 ‘민생 생존 추경’이 될 수 있도록 추경심사과정에서 면밀하고 꼼꼼하게 살펴봐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역대 가장 빠른 추경’을 언급하며 속도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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