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말 그대로 미친 담력이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 오른손 투수 박정민이 9회 2사 만루에서 미소를 지은 뒤 세이브를 챙겼다.
박정민은 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개막전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2003년생 신인 투수다. 서당초-매송중-장충고-한일장신대를 졸업하고 2026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4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그렇다. 이날이 데뷔전이란 의미.

등판 상황은 험난했다. 팀이 6-1로 앞선 9회 마무리 김원중이 등판했다. 1사 이후 갑자기 이재현에게 안타, 김성윤에게 2루타를 맞았다. 1사 1, 2루에서 구자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3점 차 9회 1사에서 박정민이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첫 상대는 르윈 디아즈. 2-1 카운트에서 던진 4구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렸다. 디아즈는 우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이어 대타 전병우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1사 만루 위기.
위기에서 각성했다. 김영웅에게 초구 체인지업으로 파울을 유도했고, 2구 체인지업으로 루킹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3구 높은 149km/h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만들었다.
2사 만루에서 박세혁과 승부. 초구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2구 높은 직구로 다시 헛스윙. 3구 직구를 비슷한 코스로 던져 헛스윙 삼구 삼진을 유도했다. 6-3으로 경기 종료. 박정민은 세이브를 챙겼다.

역대 4호 신인 개막전 세이브다. 1984년 윤석환(OB 베어스), 1991년 박진석(쌍방울 레이더스), 2000년 이승호(SK 와이번스)가 종전 기록 보유자. 롯데 소속 선수 중에서는 최초 개막전 신인 세이브다.
경기 종료 후 박정민은 "꿈꾸는 것 같다. 별로 안 믿긴다. 세이브를 한 건지 첫 등판을 한 건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얼떨떨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언제부터 몸을 풀었을까. 박정민은 "초반에 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3회부터 조금씩 움직이다 5회쯤 공 던지기 시작하고, 풀다가 쉬다가 하다가 마지막에 올라왔다"고 했다.
데뷔전부터 엄청난 경기를 치렀다. 박정민은 "자신감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 시즌을 치르는 데 있어 처음 경험하는 분위기와 이런 것이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2루타에 이은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만루에 몰렸다.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을 했냐고 묻자 "어차피 들어가면 못 친다. 내가 생각한 곳으로만 들어가면 절대 못 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승부했다"며 "김영웅 선수 나왔을 때는 2루타 하나 더 맞더라도 스트라이크 던지고 후회 없이 던지자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중계 화면에 재미있는 장면이 잡혔다. 박세혁과 승부 도중 슬며시 미소를 지은 것. 큰 것 한 방이면 경기가 뒤집힐 수 있었다. 강심장이 아닐 수 없다.
미소에 대해 묻자 "기억이 안 난다"라면서도 "영점이 잡혀서 자신감이 갑자기 생겼다. 막았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웃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마지막 삼진을 잡는 순간 기분에 대해서 "짜릿했다. 오늘 잘 때 그 장면이 꿈에 나올 것 같다. 마지막 장면이 너무 생생하고 앞으로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웃었다.

데뷔전 한 방에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선수가 됐다. 박정민은 "그런 관심을 받고 싶었다. 롯데에 지명된 순간부터 그런 것을 기대하고 왔다. 더 많이 반겨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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