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여파로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한국 수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특히 주요 항만이 마비되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 ‘물류 대란’ 현실로… 중기중앙회, 정청래에 실질적 개선안 요청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GCC(걸프협력회의) 주요 항만 24곳 중 정상 운항 중인 곳이 9곳에 불과할 정도로 ‘물류 대란’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이에 중기중앙회는 24일 오전 여의도 중기중앙회 리더스룸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중소기업중앙회 중동 상황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중소기업의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하자는 취지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다. 중동 상황 악화 시 어느 나라보다 직접적 영향권 안에 들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 대표는 “이러한 복합위기 속에서는 사회적 기반이나 자본력이 약한 중소기업부터 피해가 가중된다”며 “한국 경제의 주요 역할을 맡고 있는 중소기업이 강해야 국가 경제가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5년 한국 중소기업 수출액은 1,186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출에 참여하는 중소기업 수 역시 9만여개에 달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업종별 대표자단은 △수출바우처 운영 방식 개선 △수출 중소기업 물류비 지원 확대 △포워더(운송주선인) 중소기업 지원 △석유 유통시장 거래 부담 완화 △조달청 비축물자 운영 체계 개선 등을 요청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번 기업 요청에 대해 “현재 가장 큰 관건은 중동 사태의 장기화 여부”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영세 업체들의 자금 문제나 재료비 상승 등 금융 문제가 핵심”이라며 “현재 정부가 편성 중인 추가경정예산(추경) 안에 이러한 내용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 장기화 우려에 대해 그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장기전에 대비한 단단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 정부 ‘긴급 지원’ 나서… 지원 사각지대 해소 과제 여전
정부는 ‘중동 상황 대응 긴급 지원 바우처’를 통해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해당 지원은 △수출 물류 반송 및 우회 비용 △전쟁위험·긴급분쟁할증료 △화물 중동현지 발생 지체료 등을 골자로 한다.
다만 대부분의 지원이 물류비와 원자재 수급에만 쏠려있어 임대료·계약 위약금 등 고정비·매몰비용에 대한 지원이 빠져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역시 물류 관련 애로 상담만 받고 있어 부수적 피해 관련 접수는 따로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간담회를 마친 후 '고정 비용 지원에 대한 방안이 있냐'라는 시사위크의 질문에 “아직 검토 단계에 있다”며 “3월 말까지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지원 틀을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수출 중소기업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책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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