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 상대하니까 기분 이상했어요.”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긴 이태양(36, KIA 타이거즈)은 지난 19일 시범경기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 2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했다. 그날 이태양이 선발 등판한 게 양팀 선수단에 꽤 화제가 됐다. 한화 김경문 감독조차 깜짝 놀랐다.

그러나 이태양은 올해 선발등판을 준비하는 선수는 아니다. 물론 선발 등판도 상황에 따라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스윙맨이다. 롱릴리프로 뛰다 선발진에 펑크가 나면 선발로 나갈 수 있고, 셋업맨들의 피로가 쌓였거나 연투 중인 선수가 많으면 셋업맨으로 나가는 역할이다.
KIA는 올해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 역할을 하는 투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태양을 작년 가을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서 뽑았다. 이태양 역시 한화에서 지난 시즌 자리가 없었고, 새로운 기회를 찾길 바랐다. 이태양 외에도 황동하, 홍민규가 1군에서 이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전망이다.
롱릴리프로 2~3이닝 투수에 대비, 약간의 투구수 빌드업은 필요했다. 때문에 이태양에게 그날 선발 등판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SSG 랜더스 시절 임시 선발을 했던 경험도 있다. 오히려 그날 이태양에게 어색했던 건 상대가 친정 한화였고, 경기장이 대전한화생명볼파크였다는 점이다.
이태양은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한화를 상대하니까 기분이 이상했죠. 그래서 던지기 전부터 잘 던지면 본전이고. 이거 못 던지면 ‘잠도 못 잘 것 같은데’ 싶었다. 다행히 결과가 그래도 괜찮아서 잠은 좀 편하게 잤던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적생들이 친정팀을 상대하면 알게 모르게 평소에 안 쓰던 힘까지 쓰게 된다. 이태양도 솔직하게 어느 정도 그런 감정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화한테 안 좋은 마음이 있는 게 아니라 원래 팀을 옮기면 보통 투수 같은 경우 안타도 맞기 싫고 좀 그런 게 있잖아요. 그래서 다행히 안타도 안 맞아서 좀 다행인 것 같아요. 볼넷을 하나 준 건 좀 아쉽긴 한데 그래도 전체적인 결과가 좀 그래도 나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인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태양은 올 시즌 준비를 잘 하고 있다. 시범경기 3경기서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지만, 첫 경기 부진 이후 2경기 연속 무실점했다. 그는 “17년차인데, 올해 스프링 캠프가 야구하면서 제일 좋았거든요. 투수가 구속이 전부가 아니지만 저도 이제 구속에 대한 욕심이 있었고 스프링캠프 때 제가 146km가 나온 게 처음이에요. 그만큼 좋았어요. 그런데 이제 계속 사람이 좋을 수는 없으니까 또 한국 와서 당연히 그래프가 왔다 갔다 할 것이다. 전혀 몸 상태도 이상이 없고 아픈 데가 없으니까 그냥 저는 단 하나예요”라고 했다.
무슨 의미일까. 이태양은 “내가 KIA 타이거즈에 와서, 팀이 필요한 부분을, 최대한 1군 마운드에서 많이 돕고 많이 던지는 게 목표다. 그래야 내년 스프링캠프도 따라갈 수 있죠. 현실적인 목표가 이제 생기더라고요”라고 했다.

한화와의 정식 첫 만남도 기대했다. 정규시즌서 대전 마운드에 오르면 한화 팬들에게 꼭 정중하게 인사드릴 것을 약속했다. 이태양은 “그때는 정식으로 인사 드려야죠. 한화 팬들에게. 그런데 이젠 상대팀이니까 저도 이 악물고 던져야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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