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안(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에 대한 국회 본회의 통과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19일 민주당은 검찰개혁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려고 했지만, 국민의힘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하면서 이날 우선 상정된 공소청법은 오는 20일에, 중수청법은 21일에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2개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 법안(정부조직법) 처리에 이어 민주당이 주장하는 ‘검찰개혁 2단계’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다만 검찰개혁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이 검찰개혁 최대 쟁점 중 하나인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 문제를 오는 6월 이후에 논의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이에 민주당 내에선 벌써부터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 20일 ‘공소청법’·21일 ‘중수청법’ 통과 전망
이날 오후 본회의엔 공소청법이 우선 상정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오늘 검찰청이 폐지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말에 민주당 의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또 김 의원은 “오욕의 역사로만 기록된 부패 검찰·정치 검찰을 오늘 폐지한다”며 “검찰은 권력의 시녀를 자처해 왔고, 급기야 힘을 키워 막강한 정치 세력이 됐다. 마침내 내란 세력의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하며 국민을 배신했다. 이 검찰을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겠다”고 강조했다.
공소청은 수사·기소 원칙에 따라 기소 역할만 담당하게 된다. 법안에 따르면, 공소청의 구조는 공소청과 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 등 ‘3단 구조’로 설치된다. 공소청 검사의 직무는 공소 제기 여부 결정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영장 청구에 관해 필요한 사항 등 법률에 규정된 사항으로 정했다. 또 검사도 일반 공무원과 같이 탄핵 절차 없이 ‘파면’이 가능케 했다. 공소청 장의 명칭은 ‘검찰총장’으로 했고, 임기는 2년으로 하고 중임은 불가하다.
이번 법안은 기존에 정부가 제출한 법안과 범여권에서 발의된 법안 등을 통합 조정한 것이다. 기존 공소청법 정부안과 비교했을 때 검사에게 부여됐던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 및 범죄 수사에 관한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관리 지휘·감독권’ 등의 내용과 ‘지방공소청장이 수사 중지를 명하고, 소속 기관장에게 해당 경찰관 직무배제를 요구할 수 있는’ 직무배제 요구권은 삭제됐다.
국민의힘은 공소청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섰다. 그는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려는 공소청법·중수청법은 그 권한을 민주당이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기관에 재편하는 게 본질”이라며 “그것만으로도 역사와 국민·후손에게 부끄러운 법”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민주당 등 범여권의 의석수만으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킬 수 있는 만큼, 민주당은 오는 20일 오후 표결을 통해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하고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공소청법이 처리되면 민주당은 중수청 설치법을 상정할 방침이다. 중수청은 수사 역할을 맡는다. 법안에 따르면, 중수청은 행정안전부장관 소속 기관으로 설치되고,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범죄 등 ‘6대 범죄’를 주요 수사 대상으로 한다.
판·검사가 형사사건의 법리를 왜곡하면 처벌받도록 하는 ‘법 왜곡죄’도 중수청의 수사 범위에 포함시켰다. 중수청장의 경우 행안부 장관 제청 및 대통령의 지명을 거쳐 국회의 인사청문회 후 임명할 수 있다. 임기는 2년으로, 중임은 불가하다.
특히 이번 중수청법은 기존 정부안에서 ‘중수청 수사관은 수사·공소제기 및 유지에 관해 검사와 긴밀히 협력하도록 하고, 중수청 수사관은 중대범죄 등의 수사를 개시할 때엔 지체없이 검사에게 수사 사항을 통보하도록 한다’ 등의 내용이 삭제된 것이다.
만약 중수청법이 20일 본회의에 상정되면, 국민의힘은 다시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민주당은 21일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키고, 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이번 주 2개 법안이 처리되면 지난해 검찰청 폐지 법안이 처리된 데 이어 민주당이 주장하는 ‘검찰개혁 2단계’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70여 년 동안 무소불위로 휘둘렀던 검찰의 전횡을 이제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차단하고 제자리로 돌려놓는 마지막 여정을 오늘 시작한다”며 “기소권, 수사개시권, 수사지휘권, 수사종결권, 영장청구권, 영장집행권 이외에도 수많은 독점적 권력을 행사해 왔던 검찰을 민주주의 원리에 맞게 돌려놓는 자랑스러운 일을 국민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우리 민주당이 오늘 수행하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권의 소위 ‘검찰개혁’, 결국 ‘최악의 악’으로 결론이 났다”며 “그나마 정부안에 남아있던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다 삭제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이 무도한 사법 파괴를 멈추지 않는다면 반드시 국민께서 심판하실 것”이라고 경고했다.
◇ 보완수사권은 ‘6월 후 논의’… ‘신경전’ 시작
이번 주 2개 법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이후엔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 문제가 검찰개혁을 둘러싼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보완수사권은 검사가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미흡하거나 부실하다고 판단될 때, 직접 추가 수사를 하거나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다.
정부·여당은 이 같은 보완수사권 문제를 ‘6·3 지방선거’ 이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선 벌써 이 문제를 둘러싸고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당내 강경파에선 보완수사권과 관련된 형사소송법 개정 문제도 당이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김용민 의원)고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보완수사권은 없애고, 보완수사요구권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추후 논의에서) 그렇게 정리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천준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김 의원이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해 ‘당이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그 역시 당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노력해야 한다”면서도 “당의 논의로만 종결될 것은 아니고, 결국 국정을 운영하는 주체로서의 대통령도 계시기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가 함께 이 부분을 숙의하는 치열한 논의 과정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영진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론에 대해 “검찰을 악마화하고 그것을 개혁하는 것이 마치 선인 양 주장하는 거 자체는 타당하지 않다”며 “거대 범죄자들은 정확히 처벌받을 수 있을 때 보완수사권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형사·사법체계에 대해 더 논의하고, 국민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달 정책 의총에서 보완수사권은 인정하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권만 허용하기로 가닥을 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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