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품·택갈이 반복 노출”… 쿠팡·무신사 ‘플랫폼 책임론’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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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최근 A씨는 쿠팡에서 4년간 구매해온 유명 브랜드 선크림을 사용한 뒤 피부 트러블을 겪었다. 새로 구매한 제품을 브랜드 본사에 확인한 결과, 로트번호조차 조회되지 않는 가품으로 드러났다.

최근 이커머스에서 18K 금귀걸이를 주문했다가 보증서까지 위조된 저가 금속 제품을 배송받거나, 짝퉁 영양제를 구매하는 등 피해 품목이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 같은 피해는 단순 판매자 일탈을 넘어 플랫폼이 설계한 가격·노출 구조에서 비롯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쿠팡의 ‘아이템 위너’ 제도다. 동일 상품 가운데 최저가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는 구조로, 신규 판매자가 기존 판매자의 리뷰와 평점을 그대로 승계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판매자가 바뀐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고, 교체 과정에서 가품이 유입되더라도 사실상 구별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쿠팡에서 구매한 선크림이 가품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소비자 후기. /쿠팡 캡처

쿠팡에서는 ‘판매자로켓’ 구조 역시 한계를 드러낸다. 쿠팡이 배송과 고객서비스(CS)를 담당하지만, 진품 여부와 제품 하자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직접 반품·환불 절차를 거쳐야 보상이 가능하며, 가품 발생 시에도 다른 소비자에 대한 별도 안내나 선제적 보상 책임은 없다. 판매자가 잠적할 경우 환불과 보상 주체가 불명확해지는 ‘책임 공백’도 발생하고 있다.

가품 유통 문제에 대해 쿠팡 측은 강경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가품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으며,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판매자 소명을 요구하고 침해 사실이 확인될 경우 환불과 판매 중지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판매자가 명의를 바꿔 반복적으로 재입점하거나 모든 상품을 사전에 검수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 역시 최근 ‘중국산 택갈이’ 논란에 휘말렸다. 일부 입점 브랜드가 중국 저가 쇼핑몰 제품을 들여와 라벨만 교체한 뒤 국산 제품처럼 판매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디자인과 사양이 해외 직구 상품과 동일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소비자 기만 논란이 확산됐다.

무신사는 문제 브랜드를 즉시 퇴출하고, 단 한 차례 적발만으로도 영구 퇴점시키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다. 동시에 AI 기반 상품 유사도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약 120만개 상품을 상시 점검하고, 유사 상품 자동 검증을 통해 사전 차단에 나섰다.

특히 이번 ‘택갈이’ 논란이 된 브랜드는 타 패션 플랫폼에서도 버젓이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플랫폼들은 별다른 안내나 후속 조치 없이 판매를 중지한 상태다.

무신사 관계자는 “택갈이 문제는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공개적으로 대응한 사례는 드물었다”며 “패션 플랫폼으로서 소비자 기만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선제적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플랫폼 내 가품 논란이 확산되자 공정거래위원회도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지난 11일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업 소비자보호 체계 개선’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플랫폼의 사전 검수 의무와 피해 보상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정안에는 반복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을 최대 100%까지 가중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후기 게시판 운영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돼, 플랫폼 전반의 입점 브랜드 관리 방식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소비자 피해 발생 시 판매자뿐 아니라 플랫폼이 직접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며 “국내 역시 단순 중개를 넘어 플랫폼이 관리자로서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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