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금융당국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 수위를 두고 막판 조율을 이어가고 있지만 결론 도출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18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도 과태료와 기관제재를 포함한 제재 수위 전반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재 수위는 이미 낮아졌지만 최종 결론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금융당국 내부적으로는 추가 논의로 넘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홍콩 ELS 제재는 사실상 장기 조율 국면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안건 상정 여부와 최종 의결 모두 불확실한 상황이다. 당초 일부 제재 수위가 이번 회의에서 확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논의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과태료와 기관제재를 포함한 제재 수위 전반이 이번 회의에서 함께 보류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과태료의 경우 제척기간이 존재하는 사안이지만, 이를 분리해 먼저 확정하기보다 전체 틀 속에서 함께 판단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과징금 역시 별도 논의를 거쳐 다음 달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 ‘낮췄지만 더 어려워진 결론’…법리·소송·형평성 충돌
금감원은 지난달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2조원대였던 과징금을 약 1조5000억원 수준으로 낮추고, 영업정지 조치도 기관경고로 완화했다. 은행권의 자율배상과 사후 수습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이 같은 감경이 오히려 금융위 단계에서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가로 과징금을 낮출 경우 ‘봐주기’ 논란과 함께 금융소비자보호법 취지 훼손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반대로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강화할 경우에는 은행권 반발과 행정소송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에 최근 법원이 ELS 손실과 관련해 투자자 책임을 일부 인정한 점도 변수다. 은행권의 방어 논리가 강화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강한 제재를 확정할 경우 법적 다툼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더 낮추기도, 그대로 확정하기도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면서 금융위의 최종 판단이 지연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대통령 간담회까지 변수…정책 메시지·일정 부담
정무적 변수도 의사결정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통령 주재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 일정과 금융위 정례회의가 맞물리면서 정책 메시지와 제재 판단 간 정합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해당 간담회에 직접 참석하면서 제재 관련 논의 일정 자체가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일정 중복이 아니라, 정책 방향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이는 정책 메시지와 제재 수위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간담회에서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 기조가 동시에 강조될 경우, 금융위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과징금을 추가로 낮출 경우에는 투자자 보호 원칙이 약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고, 반대로 제재를 유지하거나 강화할 경우에는 금융권 부담 확대와 시장 위축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업계는 이번 홍콩 ELS 제재에 대해 단순한 수위 조정 문제를 넘어, 법리·시장·정무 변수 속에서 정책 판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본다. 이는 금융당국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은 시장에서도 우려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제재 수위는 낮아졌지만 최종 결론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며 “결론이 늦어질수록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어 시장에서도 금융위의 판단 시점과 방향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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