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합의안’ 도출… 민주당 갈등 ‘봉합’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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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대화하며 공군1호기로 향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검찰개혁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대화하며 공군1호기로 향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검찰개혁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17일 민주당이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에 대한 ‘당정청 합의안’을 발표하면서다. 이번 합의안은 기존 정부안을 일부 삭제·수정한 것으로, 공소청 검사의 권한을 축소하는 데 중점을 뒀다.

당내 갈등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합의안이 도출될 수 있었던 점은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대해 직접 입장을 내며 ‘교통정리’에 나섰던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합의안에 ‘보완수사권 문제’가 제외된 만큼, 아직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당정청 합의안, ‘검사 권한’ 축소에 방점

정청래 대표는 이날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에 대한 당정청 합의안을 공개했다. 그는 “당정청이 요란하지 않게 긴밀한 조율을 통해 하나 된 ‘당정청 협의안’을 도출했음을 국민께 보고드린다”며 “국민께서 많이 우려하고 걱정하셨던 독소조항들을 삭제·수정하고 고쳤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안은 공소청·중수청 설치법에 대한 정부의 법안 내용을 삭제·수정한 것으로, 공소청 검사의 권한을 축소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민주당은 합의안에 대해 중수청이 공소청의 하부 조직으로 전락하고, 이를 통해 검사가 수사권을 우회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던 구조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수청 수사관은 수사·공소제기 및 유지에 관해 검사와 긴밀히 협력하도록 하고, 중수청 수사관은 중대범죄 등의 수사를 개시할 때엔 지체없이 검사에게 수사 사항을 통보하도록 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중수청법 제45조를 삭제했다. 

또 검사에게 부여됐던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 및 범죄 수사에 관한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관리 지휘·감독권’(공소청법 제4조) 등의 내용도 삭제됐다. 여기에 더해 ‘지방공소청장이 수사 중지를 명하고, 소속 기관장에게 해당 경찰관 직무배제를 요구할 수 있는’(공소청법 제62조) ‘직무배제 요구권’도 삭제키로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경직된 ‘상명하복’ 문화를 개선했다”며 “상급자의 지휘·감독은 오직 ‘법률’에 근거하도록 명문화했고, 검찰총장이 전국의 모든 검사를 직접 지휘할 수 있는 근거였던 직무위임, 이전 및 승계권을 삭제하고 해당 공소청장의 권한으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공소청법 합의안엔 법 시행 후 불가피하게 공소청이 기존에 진행 중이던 수사를 해야 할 경우 ‘90일’ 이내에 사건을 종결하고, 종결하지 않을 경우 소관 수사기관에 이송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기간을 ‘6개월’로 정한 기존의 정부안을 대폭 줄인 것이다.

중수청이 직접 수사하는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범죄 등 ‘6대 범죄’도 법령으로 세분화했다. 판·검사가 형사사건의 법리를 왜곡하면 처벌받도록 하는 ‘법 왜곡죄’도 중수청의 수사 범위에 포함시켰다.

다만 민주당 내 강경파가 주장해 왔던 ‘검찰총장 명칭 변경’ 등에 대해선 ‘검찰총장’ 명칭을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일부 강경파는 검찰총장의 명칭을 공소청장으로 바꾸는 방안을 주장해 왔다.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은 전날(16일) 자신의 X에(구 트위터) “위헌논란 소지를 남겨 반격할 기회와 명분을 허용할 만큼 검찰총장 명칭을 공소청장으로 굳이 바꿔야 할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 같은 합의안에 대해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이 시행되면 78년 동안 휘둘러 온 검찰의 기소권·수사권, 즉 수사 개시권·수사지휘권·수사종결권·영장 청구권 등 무소불위 권력은 분리·차단될 것”이라며 “이로써 검찰청 폐지에 이어 검찰개혁의 2단계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이번 합의안을 당론으로 정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검찰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검찰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 대통령 등판 후 ‘합의안’ 발표… ‘보완수사권’은 불씨

이처럼 검찰개혁안에 대한 ‘당정청 합의안’이 나오면서, 검찰개혁을 둘러싼 민주당 내 갈등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이날 정 대표의 기자회견에 당내 강경파인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김용민 의원도 함께했는데, 이 또한 갈등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합의안 도출은 이 대통령이 직접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을 내며 ‘교통정리’에 나선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의 기자회견 직전 X에 “당정 협의로 만든 당정협의안은 검찰수사배제에 필요한 범위 내라면 당정 협의를 통해 10번이라도 수정 가능하다”며 “당정 협의안 중 특사경에 대한 지휘 조항이나 수사진행 중 검사의 관여 여지가 있는 조항도 삭제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고 적었다.

이어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수사 배제는 분명한 국정과제로 확고히 추진한다”면서도 “어떤 이유든 개혁에 장애를 가져오는 불필요한 과잉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날엔 “개혁은 실질적 성과가 중요하다. 본질과 괴리된 과도한 선명성 경쟁과 긴요하지 않은 조치 때문에 해체돼야 할 기득권 세력이 반격의 명분과 재결집 기회를 갖게 할 필요가 없다”며 민주당 내 강경파를 향한 경고성 글을 남기기도 했다.

다만 이번 합의안에 검찰개혁안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공소청 검사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빠졌다는 점은 향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문제’와 관련해 형사소송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이번에 처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용민 의원 측은 보완수사권에 대해 “현재 공소청법을 우선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니 지금 당장은 우려가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수사권을 없앤다는 전제하에 공소청법을 다듬었다”며 “보완수사권은 없애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조국혁신당은 이후 진행될 형사소송법 개정 문제, 즉 검사의 보완수사권 보유 여부 및 보유 시 요건과 범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촛불 시민, 응원봉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평가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합의안 처리에 대한 속도전에 나설 방침이다. 오는 18일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을 각각 법사위와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하고, 19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검찰개혁안에 대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한병도 원내대표는 “만약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동원해 민생과 개혁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면 우리는 주저 없이 국회법에 따른 토론 종결로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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