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변화보다 안정' 선택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들어서면서 올해 경영 방향성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대내외 변수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다수 기업이 최고경영자(CEO) 연임을 택하며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하려는 흐름이 뚜렷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삼성바이오에피스, 유한양행(000100)이 20일 가장 먼저 주총을 개최하며, 이후 24일에는 셀트리온(068270), 셀트리온제약(068760), 제일약품(271980) 등이 잇따라 일정에 들어간다. 

특히 26일에는 다수 기업이 동시에 주총을 여는 '슈퍼 주총데이'가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31일 한미약품(128940)과 보령(003850)을 끝으로 시즌이 마무리된다.

R&D 부담·경쟁 심화 속 리더십 교체 부담 커져

이번 주총 시즌의 가장 큰 특징은 대표이사 연임 기조다.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30곳 가운데 대표이사 34명 중 30명이 재선임 후보에 포함되면서 약 88%가 연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상당수 기업이 기존 경영진 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려는 선택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같은 흐름은 제약·바이오 산업을 둘러싼 복합적인 불확실성과 무관하지 않다. 제네릭 의약품 약가 인하 정책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불안, 지정학적 리스크, 통상 환경 변화 등이 동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별 기업 사례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존림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그는 취임 이후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를 주도하며 회사 성장세를 이끈 인물로 평가되며, 업계에서는 추가 연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셀트리온 역시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우성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루며, 그는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이후 실적 개선을 이끈 핵심 인물로 꼽힌다. 올해 매출 목표 5조3000억원 달성을 위해 글로벌 판매망 확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이 동시에 요구되는 만큼 안정적인 리더십 유지가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 재임 사례도 이어진다. 성석제 제일약품 공동대표는 재선임 시 여덟 번째 연임을 기록하게 된다. 약 20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 중심 체질 개선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기업 '변화 모드'…외부 CEO 영입·지배구조 개편 움직임

다만 일부 기업에서는 경영 변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경영 체제 전환 가능성이 커졌다. 회사는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440290)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이번 주총에서 논의할 예정이며, 확정될 경우 창사 이래 첫 외부 출신 CEO가 된다.

사업 다각화와 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도 주요 안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송도 본사 사무공간 활용을 위해 부동산 개발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며, SK바이오팜(326030)은 판교 사무실 임대를 연장하고 일부 공간을 외부에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코오롱생명과학(102940)과 코오롱티슈진(950160) 등 일부 기업에서는 대표 교체와 이사회 구성 변화 등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감지된다. 특히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 확대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향후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 변화로 인해 주주 친화 정책과 경영 안정성을 동시에 요구받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각 기업이 새로운 경영 환경 속에서 실질적인 성과와 주주가치 제고를 동시에 입증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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