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김영환 현 충북도지사가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6일 현직 도지사를 공천 대상에서 제외하고 후보 추가 공모를 결정한 가운데, 현직 광역단체장을 배제한 이례적 공천 결정의 배경과 정치적 의미를 두고 당 안팎에서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공관위는 이번 결정을 “정치 변화와 혁신을 위한 판단”이라고 설명했지만, 김 지사는 “자유민주주의의 원칙과 절차를 파괴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공천이 단순한 후보 탈락을 넘어 어떤 정치적 쟁점을 낳고 있는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현직 지사 탈락을 통해 불거진 6가지 쟁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충북지사 후보 공천과 관련해 기존 신청자 외에 후보를 추가로 접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심도 있는 논의 끝에 현직인 김영환 지사를 이번 공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공관위는 다만 이번 결정이 김 지사의 공적이나 도정 성과를 부정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며 “충북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정치적 경륜은 당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북처럼 대한민국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지역일수록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낼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추가 접수는 공고 이후 진행되며 접수자가 있을 경우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공관위는 이번 조치를 두고 “기득권 공천이 아닌 변화의 공천을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환 지사는 공천에서 제외된 직후 입장문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공심위의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충북도민의 의사를 헌신짝처럼 버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인을 정해 놓고 면접을 진행했다는 말까지 들린다”며 공천 과정의 공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공천 경쟁에 참여한 윤갑근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 공천에서도 원칙과 절차가 지켜져야 한다”며 공정한 경선을 강조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후보에게 추가 기회를 주는 취지라면 추가 공모 절차를 통해 경선을 치르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공관위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일정 부분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 같은 반발과 해석 속에서 이번 결정은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 복귀 이후 내려진 첫 번째 공천 판단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조치가 여러 정치적 쟁점을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첫 번째 쟁점은 현직 프리미엄의 균열이다. 지방선거 공천에서 현직 단체장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경선을 거치거나 전략 공천 형태로 재도전 기회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국민의힘 공관위는 김영환 지사를 공천 대상에서 제외하고 후보 추가 접수를 받기로 했다. 공관위는 김 지사의 공적과 경륜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현직 광역단체장도 공천에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신호를 준 셈이다.
두 번째 쟁점은 ‘혁신 공천’의 실체다. 공관위는 충북 결정을 발표하며 “안정에 머무는 정치가 아니라 스스로를 바꾸고 흔드는 혁신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북을 정치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혁신 공천이라는 명분과 실제 공천 기준이 무엇인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 번째 쟁점은 절차 공정성 논란이다. 김 지사는 “자유민주주의 원칙과 절차를 파괴했다”며 공천 과정 자체를 문제 삼았다. 특히 “특정인을 정해 놓고 면접을 진행했다”는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공천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공천 경쟁에서 탈락한 후보의 반발은 흔한 일이지만, 현직 단체장이 절차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점은 이번 논란의 강도를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네 번째 쟁점은 공관위와 지도부 책임의 경계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관위 차원의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 공천은 정당의 핵심 정치 결정이라는 점에서 공관위 판단과 지도부 정치적 책임의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섯 번째 쟁점은 다른 지역 공천에 주는 신호다. 정치권에서는 현직 광역단체장을 공천 대상에서 제외한 이번 사례가 서울·부산·대구·경남 등 다른 지역 공천에도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역별 정치 환경과 후보 경쟁력, 당내 반발 정도가 모두 다른 만큼 충북 사례가 다른 지역에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동시에 제기된다.
여섯 번째 쟁점은 공천 이후 당내 갈등 관리다. 지방선거에서 공천 갈등은 본선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이번 결정으로 현직 지사와 공관위 사이의 공개적인 충돌이 벌어진 만큼 공천 이후 당내 봉합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충북이 전통적으로 여야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공천 과정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선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내에서는 공천 방식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최근 당 운영을 비판하며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정치에 필요한 사람만 남기고 다른 사람들을 밀어내는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경우 지방선거 패배와 정당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충북지사 공천이 단순히 한 지역 후보 선정을 넘어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 전략의 방향을 가늠할 사례가 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공천 판을 다시 연 국민의힘의 선택이 혁신 공천의 상징적 사례로 남을지, 아니면 또 다른 공천 갈등의 출발점이 될지는 추가 공모 이후 형성될 경선 구도와 당내 갈등 관리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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