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나고야(일본) 노찬혁 기자] 한국여자축구연맹 대학선발팀 고문희 감독이 일본과의 덴소컵 완패 이후 냉정한 평가를 내놓았다. 고 감독은 경기 결과보다 한국 여자 대학축구의 현실적인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며 선수들과 지도자 모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자축구연맹 대학선발팀은 15일 일본 나고야 웨이브 스타디움 가리야에서 열린 ‘제4회 덴소컵 한·일 여자대학축구 정기전’에서 일본 대학 선발팀에 0-9로 패했다.
경기 후 고문희 감독은 “일본이 예상대로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짧은 기간 동안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훈련했지만 결국 경기에서 그 모습이 그대로 나왔다”고 평가했다.
고 감독은 선수들에게 결과보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0-9라는 스코어 자체에 속상해하기보다 한국에 돌아가 공중볼이나 취약한 부분을 더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취약한 부분을 계속 노린다면 점수 차를 줄일 수는 있어도 승리 확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며 “마음이 무겁지만 다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일본과의 격차에 대해서도 솔직한 평가를 내렸다. 고 감독은 “볼 컨트롤과 소유 능력에서 일본은 팀적인 일체감이 있다”며 “여러 팀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단기간에도 조직적으로 흡수하는 능력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대학선발팀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언급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감독마다 스타일과 성향이 다르다 보니 여러 팀 선수들을 모아 조합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 전부터 일정 부분 격차를 예상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고 감독은 “어느 정도 점수 차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지난해에도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왔지만 4점 차 패배가 있었다. 그 정도 기준을 생각하고 왔는데 더 많은 실점이 나오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선수 구성 문제도 변수였다. 고 감독은 “국제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20세 대표팀 선수들도 부상자가 많았다”며 “선수 풀이 제한된 상황이라 로테이션을 많이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공격에서 득점을 만들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기술적인 차이를 언급했다. 고 감독은 “일본 선수들은 한 동작으로 끝나지 않고 두 번째, 세 번째 동작까지 이어지는 플레이가 많다”며 “한국 선수들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연속성이 부족한 모습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기술적인 격차도 인정했다. 그는 “일본 선수들은 공이 없을 때 움직임과 판단 속도가 빠르다”며 “패스의 안정성과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고문희 감독은 기술적인 격차뿐 아니라 훈련 문화의 차이도 언급했다. 그는 “기술은 당연히 늘려야 한다. 일본 선수들은 기술 훈련이 필요하면 스스로 반복 훈련을 하며 통제된 환경 속에서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반복 훈련을 요구하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래서 팀에서는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비교적 엄하게 훈련을 시키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 감독은 이번 패배가 현실을 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속 좋은 말로 선수들을 각성시키기는 어렵다. 진짜 뼈를 맞고 피부로 느껴야 한다. 내가 창피한 것은 두 번째인 거고 다른 감독님들도 현실을 느껴야 방법을 바꾸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감독은 일본 선수들의 특징도 설명했다. 그는 “스피드 자체는 크게 빠르지 않지만 안정적인 패스와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경기를 풀어간다”며 “전체 선수들이 전술을 이해하고 움직이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고 감독은 “9대0이라는 스코어보다 실점 장면 대부분이 기본적인 실수에서 나왔다는 점을 돌아봐야 한다”며 “현실을 직접 느껴야 변화의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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