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구상에는 수많은 멸종위기종들이 있다. 그중 대중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는 종은 단연 ‘자이언트 판다(Giant panda)’일 것이다. 그만큼 판다 보전을 위한 노력도 다른 멸종위기종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져 왔으며, 최근에는 개체 수가 눈에 띄게 회복되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기자는 ‘판다의 날’을 맞아 판다가 어떻게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상징적 종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 상징성이 멸종위기종 보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또한 판다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종 가운데서도 대중적 관심을 끌 수 있는 이른바 ‘슈퍼스타 종’은 무엇일지 함께 살펴본다.
◇ 3월 16일 ‘판다의 날’… 유래는 모르지만 모두 즐긴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매년 3월 16일은 ‘판다의 날(National Panda Day)’이다. 인간의 활동과 기후변화, 서식지 파괴 등으로 야생에서 위협받는 판다의 현실과 보호 활동의 중요성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고 한다.
아쉬운 점은 판다의 날이 언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제비영리기구 ‘세계동물보호협회(World Animal Protection)’은 “판다의 날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판다의 날 자체가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판다는 멸종위기종 보호의 가장 강력한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자연보전기구인 WWF의 상징도 ‘판다’다. WWF가 스위스 모르주(Morges)에서 창립 당시, 수많은 마스코트 동물 후보 중 판다가 선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WWF의 로고가 판다가 된 배경도 흥미롭다. WWF 설립과 같은 해인 1961년, 런던 동물원에는 자이언트판다 ‘치치(Chi-Chi)’가 중국에서 왔다. 당시 대중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치치를 보고 WWF 설립자들은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멸종위기종의 상징으로 판다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당시 WWF의 로고를 처음 디자인했던 사람은 영국의 환경예술가 제럴드 워터슨과 WWF 창립자 중 한 명인 피터 스콧이다. 그들은 판다 선택 이유에 대해 “아름다우면서도 멸종위기에 처해있고 매력적인 동물로 전 세계인들에게 큰 인상을 줄 수 있는 동물을 선택하고자 했다”며 “판다는 귀여운 외모와 더불어 흑백의 강렬한 인상을 가졌다”고 선택 이유에 대해 밝혔다. 또한 흑백으로 인쇄 비용 절감 효과도 있었다고 한다.
한국WWF는 “현재 WWF는 중국 내 판다 보호 및 연구센터 운영과 연구를 지원하는 등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특히 단절된 서식지를 연결하는 생태통로 조성으로 판다들이 안정적인 번식을 진행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 ‘슈퍼스타’의 인기, 판다 보호가 갖는 수조원의 가치
귀여운 외모와 세계적인 노력으로 현재 판다는 심각한 멸종위기종에선 벗어난 상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 ‘적색목록’에 따르면 판다는 2016년 ‘위기(EN, Endangered)’ 등급에서 ‘취약(Vulneable:VU)’ 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오랜 보전 활동 결과 개체 수 증가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특히 판다 복원에 앞장서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판다의 개체 수 증진 및 보호 연구를 진행한다. 현재 발표된 연구결과들로 추정하면 중국 전체 판다 보전 비용은 약 2억5,500만달러 규모다. 이는 한화 약 3,82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다.
기본 연구센터 운영 비용 지원만해도 막대하다. ‘중국국가임업초원국(国家林业和草原局)’이 2024년 발표한 판다보호연구센터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판다 보존 및 복원 사업을 위한 센터 운영비는 약 2억4,001만위안, 한화 약 456억원 수준이다.
멸종위기종 자원이 생물 다양성 보존과 생태계 균형을 맞추는 역할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를 정부 차원에서 수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매년 쏟아붓는 이유는 ‘경제성’ 때문이다. 판다가 가진 경제적 가치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높다. 문화적 가치와 귀여운 동물로써의 상품성, 관광효과를 고려하면 투자 가치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중국과학원(CAS) 연구진은 1980년부터 2010년까지 판다 보전을 통한 서비스 가치를 추산했다. 해당 기간은 중국정부가 판다 복원을 본격 시작한 기간이기도 하다.
분석 결과, 자이언트 판다 보호구역의 생태계 서비스 가치는 △1980년 9억6,300만달러(약 1조4,416억원) △1990년 8억9,900만달러(약 1조3,457억원) △2000년 17억6,400만 달러(약 2조6,405억원) △2010년 26억800만달러(약 4조원)으로 집계됐다. 즉, 판다 보전으로 인한 가치가 수조원의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판다는 중국의 국가 이미지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우리나라의 ‘푸바오’나 ‘루이바오’, ‘후이바오’ 등 새끼 판다가 탄생하는 것은 중국 관광객 유입 증가에도 효과가 높다고 한다. 이는 베이징외대 연구팀이 지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베이징외대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9년까지 158개국의 관광객 유입 데이터를 활용, 새끼 판다 번식과 중국 관광객 유입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판다 번식 프로그램은 관광객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외에서 판다 새끼가 태어나는 것은 중국 여행을 장려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 우리나라의 차세대 멸종위기종 ‘슈퍼스타’는 누가 될까
중국의 판다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멸종위기종 복원은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국내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모델이라 볼 수 있다. 지역별 특색있는 멸종위기종 혹은 천연기념물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국내서도 멸종위기종을 활용, 소소하게 지역 관광 효과가 발생하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강원도 화천군이 있다. 화천군 간동면에 위치한 ‘한국수달연구센터’는 2004년 문을 연 이후 매년 방문객 숫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센터로부터 전달받은 ‘2022년 한국수달연구센터 운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센터 방문객은 △2020년(3,801명) △2021년(4,020명)△2022년(4,467명)으로 매년 입소문을 타고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또한 한국의 대표 철새이자 멸종위기종인 ‘두루미’도 지역 관광자원의 핵심 자원으로 꼽힌다. 강원도 철원군에선 매년 두루미를 보기 위한 ‘탐조 관광’이 이뤄진다. 전국 각지에서 방문한 ‘새 매니아’들은 전기차를 타고 ‘민간인통제구역(DMZ)’를 방문, 두루미들을 관찰한다.
이 같은 두루미 탐조 관광이 효과를 보자 철원군은 아예 두루미를 군의 마스코트로 만들기도 했다. 이름은 철원의 앞글자인 ‘철’과 두루미의 ‘루미’를 합친 ‘철루미’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두루미가 갖는 상징성, 희귀성, 아름다움을 살리고 친근한 모습으로 표현한 캐릭터다.
유종현 철원두루미운영협의체 사무국장은 “두루미 탐조 관광을 오는 분들을 보면 숫자가 조금씩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번 오신 분은 다시 오는 경우가 정말 많다”며 “작년에 봤던 두루미 개체가 올해도 잘 왔는지, 또 건강하게 살고 있는지,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지 관심있게 지켜보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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