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 표결 뒤집기 시도까지 ‘점입가경’…지배구조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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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사옥. /뉴시스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KT 이사회가 임원 인사권을 둘러싼 정면 충돌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사회 권한 확대를 둘러싼 표결이 4대 4 동수로 갈린 뒤 일부 이사가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외이사 연임 논란에 이어 인사권 갈등까지 겹치면서 이사회 권한과 역할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손보지 않으면 KT 지배구조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지난 10일 열린 회의에서 정관 개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권한 확대를 둘러싸고 이사 간 의견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핵심 쟁점은 이사회가 임원 인사 과정에 보다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해당 안건 표결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4표씩 나오며 팽팽하게 맞섰다. 이사회 규정상 재적 기준 동수는 부결로 해석되지만, 회의 과정에서 불참 이사의 의사를 전화로 반영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 이사가 전화 의사 표시를 근거로 표결 결과를 다시 판단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반대 측 이사들은 위임이나 전화 참석을 인정할 명확한 규정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회의는 한때 정회까지 이어졌고 결국 해당 안건은 동수 부결로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표결 절차를 둘러싼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과 정당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번 충돌의 배경에는 이사회 권한을 둘러싼 구조적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이사는 최고경영자(CEO) 공백기 등 경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이사회가 일정 수준의 인사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다른 이사들은 대표이사의 고유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시내 KT 대리점 모습. /뉴시스

KT 이사회는 이미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 과정에 이사회 의결을 강화하는 규정을 도입하며 권한 확대 논란을 겪은 바 있다. 당시에도 이사회 감시 기능 강화라는 명분과 함께 경영권 개입 논란이 동시에 제기됐다.

최근에는 사외이사 구성과 선임 구조를 둘러싼 지배구조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사외이사의 연임 문제와 이사회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KT 이사회 역할과 권한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주요 주주의 움직임도 변수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KT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로 변경하며 주주권 행사 가능성을 높인 상태다. 업계에서는 향후 주주총회 과정에서 이사회 운영과 지배구조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사회가 경영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권한 범위와 절차가 명확해야 시장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며 “지배구조 논란이 반복되면 기업 가치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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