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국민의힘 제9회 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인 이정현 전 의원이 사퇴 선언 뒤 다시 공천관리위원장직을 맡기로 했다. 공천 방식을 둘러싼 내부 이견 속에 자리를 내려놨던 인사가 당 대표와의 면담을 거쳐 공천 작업을 다시 이끌게 된 것이다. 사퇴와 복귀를 거치며 당내 공천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간 모양새지만, 공관위가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가려낼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 “전기충격 필요하다”… 위기론 속 복귀
이 위원장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공관위원장직을 다시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천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고민 끝에 공천관리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결정을 했었다”며 “그 결정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혼란과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어 현재 당 상황에 대해 “평상시의 방식으로는 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며 강한 위기 인식을 드러냈다.
특히 “의사가 심장이 멈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전기충격을 가하듯 지금 우리 당에도 그 정도의 결단과 충격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국민의 힘에 의해 존망이 위태로울 수준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복귀 결정의 배경에는 당 대표와의 면담이 있었다. 이 위원장은 “당 대표가 공천혁신을 완수해 달라며 공천과 관련된 전권을 맡기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그 권한을 힘이 아니라 책임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염치없지만 다시 공관위원장직을 수행하겠다”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 역시 제가 지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도 공관위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보윤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백브리핑에서 “전날 경기도 모처에서 당 대표와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단독으로 개별 면담을 했다”고 밝혔다. 복귀 조건이나 향후 공천 방향에 대해 지도부가 별도로 언급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한 입장은 없고 공관위원장이 밝힌 입장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 대표가 ‘전권을 맡긴다’는 취지의 뜻을 전한 데 대해서는 “공관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정치적 메시지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봉합된 갈등인가, 남겨진 과제인가
이 위원장은 복귀와 함께 공천 과정에서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필요한 결단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며 “기득권이든 관행이든 국민 눈높이에 맞춰 과감히 바꾸겠다”고 밝혔다. 또 “경쟁이 없는 곳에는 경쟁을 만들고 정치의 문을 청년과 전문가에게 더 크게 열겠다”고 했다.
하지만 사퇴와 복귀를 거치는 과정에서 드러난 공관위 내부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공천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실제 사퇴로 이어졌던 만큼 후보 선별이 본격화하면 같은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사퇴 선언 이후 불과 며칠 만에 다시 공관위원장직을 맡게 되면서 공관위의 무게감이 일정 부분 흔들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퇴라는 강수를 던졌던 인사가 대표와의 면담 뒤 곧바로 업무에 복귀한 과정 자체가 당내 공천 갈등의 존재를 드러낸 장면이라는 해석도 있다. 결국 이 위원장의 공천 철학이 실제로 작동할지는 향후 공천 과정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경쟁 확대와 인적 쇄신을 강조한 구상이 실제 후보 선정 과정에서 어느 정도까지 관철될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 위원장 체제 공관위는 복귀 직후 일부 지역 공천도 확정했다. 공관위는 세종시장 후보로 최민호 현 시장, 인천시장 후보로 유정복 현 시장을 단수 공천한 데 이어 이날(15일) 대전시장 후보에 이장우 현 시장, 충남지사 후보에 김태흠 현 지사를 각각 단수 공천했다. 광역단체장 공천이 잇따라 결정되면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 작업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관심은 이제 서울시장 공천이다. 공관위에 따르면 서울시장 후보 추가 공천은 16일 공고를 낸 뒤 17일 후보 접수를 진행하고, 이후 면접 등을 거쳐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오세훈 현 시장은 지방선거 출마 의지는 밝히면서도 공천 신청은 하지 않은 채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공천이 어떤 방식으로 정리될지가 이정현 체제 공관위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