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지영 기자 국내 현존하는 어묵 제조업체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은 부산 영도 봉래시장의 ‘삼진식품 가공소’다. 이곳을 모태로 한 삼진식품이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이제는 K-푸드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향토기업을 코스닥 상장사로 끌어올린 데는 박용준 대표의 경영 능력이 있었다. 다만 상장에 성공한 지금, 박 대표는 '글로벌 실적'이라는 더 큰 과제를 안게 됐다. 그가 해외 시장에서도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위기의 어묵공장을 살린 3세 경영인
‘삼진어묵’ 브랜드를 보유한 삼진식품은 오랜 역사를 가진 부산 지역 향토기업이다. 고(故) 박재덕 창업주는 일제강점기 일본의 가마보코(흰살생선으로 만든 어묵) 공장에서 기술을 익혔고, 1953년 부산 영도 봉래시장에 ‘삼진식품 가공소’를 세웠다. 창업주 2세인 박종수 전 대표를 거쳐 현재 박용준 대표가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2011년부터 경영에 참여했다. 2010년 경 삼진식품은 8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었고, 박종수 전 대표의 병환까지 겹치며 폐업을 검토하던 상황이었다. 박 대표가 이때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1983년생인 그는 미국 뉴욕시립대(CUNY) 바루크 칼리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공인회계사(CPA) 자격을 보유했다.
전략기획실장으로 합류한 그는 2013년 국내 최초로 베이커리형 어묵 매장을 열었다. 갓 만든 어묵을 소비자가 직접 골라 담는 방식은 어묵에 대한 기존 인식을 바꾸며 큰 호응을 얻었다. 박 대표의 모친이자 30여년 이상 어묵을 만들어 온 이금복 장인이 빵가루를 입혀 튀긴 ‘어묵 크로켓’을 개발하는 등 이색 제품도 더하며 현재 약 80가지 제품군을 갖추게 됐다. 이 시기 삼진어묵 매출은 약 10배 성장했다.
2019년 7월, 박 대표는 국내 대표직을 내려놓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대신 삼진식품의 해외사업 전담법인 ‘삼진인터내셔널’ 대표로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이후 대표로 복귀한 그는 2020년부터 코스닥 상장을 준비한 끝에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게 된다.
◇ 상장 이후, 삼진식품의 과제는
삼진식품은 상장 전, 기관 수요예측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 2,313개사가 참여해 경쟁률 1,308 대 1을 기록했고,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7,600원으로 확정됐다. 삼진식품은 성장 첫날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장 초반엔 공모가 대비 3배 이상 뛰기도 했다. 이후엔 주가가 조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11일 장 마감 기준 주가는 8,650원을 기록했다. 상장 초기와 비교하면 내려왔지만 공모가는 상회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삼진식품은 상장 후 첫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095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3.6%, 25%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0억원) 대비 410% 급증했다.
박 대표의 다음 시험대는 글로벌 실적이다. 삼진식품은 현재 2%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5년 내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미국·베트남·호주·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 13개국에 수출 중이며, 호주에는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1호점, 하반기 2~3호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고, 대만에는 올해 하반기 정규 플래그십스토어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의 최대 난제는 미국이다. 미국 매출은 2023년 20억7,100만원에서 2024년 10억2,80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도 5억3,000만원으로 하락세가 깊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내부거래 이슈도 풀어야 할 숙제다. 삼진식품의 핵심 사업장인 부산 영도 본점과 제품개발실은 법인이 아닌 오너 일가 소유로 알려졌다. 삼진식품 측은 해당 건물은 개인사업자 시절부터 역사적으로 개인 소유였던 자산이 유지된 구조로, 계약 조건 역시 시세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향후 법인에서 해당 자산을 매입하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토 어묵공장을 코스닥 입성으로 이끈 그의 다음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