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국토부, 16년간 무안공항 현장점검 서류 조작”… 시공사 불법행위도 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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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의 피해를 키운 철근콘크리트 둔덕에 대해 국토부가 공항 건설 당시부터 인지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또한 이후 매년 진행된 공항 점검에서도 국토부는 무안공항 철근콘크리트 둔덕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취약성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매년 검사를 마쳤다. 사진은 무안국제공항에 설치된 철근콘크리트 둔덕과 여객기 참사 잔해. / 시사위크
지난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의 피해를 키운 철근콘크리트 둔덕에 대해 국토부가 공항 건설 당시부터 인지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또한 이후 매년 진행된 공항 점검에서도 국토부는 무안공항 철근콘크리트 둔덕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취약성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매년 검사를 마쳤다. 사진은 무안국제공항에 설치된 철근콘크리트 둔덕과 여객기 참사 잔해. / 시사위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지난 2024년 12월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의 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인 ‘철근콘크리트 둔덕’의 존재를 국토교통부가 공항 건설 초기부터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시공사에 개선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무안공항 개항 후 16년간 현장 점검 과정에도 서류를 거짓으로 꾸미는 조작 행위가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지난 10일 감사원은 ‘항공안전 취약분야 관리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무안공항 건설사업의 사업단계별 부적합한 항행안전시설 설치·운영 및 인허가 등 국토부의 업무 부실 등 내용이 담겼다.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999년 10월 무안공항 건설을 맡은 시공업체가 종단안전구역 밖에 설치돼야 하는 로컬라이저 위치를 임의로 종단안전구역 내로 변경했음에도 이를 지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 끝부분(종단)부터 240m까지 설정할 수 있고, 무안공항 건설 당시 로컬라이저는 착륙대 종단으로부터 207m 위치에 설치됐다. 기준을 위반한 것이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또한 국토부는 1999년 10월 시공업체가 당초 계획한 알루미늄 소재로 로컬라이저를 만들겠다는 실시보고서와 달리 종단안전구역 내에 설치 예정인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로 ‘부러지지 않는 직사각 철근콘크리트 기둥 형태’의 구조물(폭 0.5m, 너비 40m, 2열)을 7.5㎝보다 높게 지면에서 90㎝ 돌출되도록 설계한 설계도서(수량산출서, 설계도면)를 제출했음에도 취약성에 대한 검토 없이 이를 근거로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국토부는 2003년 6월 무안공항 시공업체가 ‘철근콘크리트 둔덕’을 설치하는 것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설치를 승인했다.

현행 국내 법에서는 무안공항과 같이 분류번호 3·4에 해당되는 공항의 경우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을 착륙대 종단으로부터 240m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국제안전기준과 달리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을 착륙대 종단으로부터 199m까지로 지정했으며, 철근콘크리트 둔덕 기초의 로컬라이저가 종단안전구역 밖에 위치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었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 국토교통부
현행 국내 법에서는 무안공항과 같이 분류번호 3·4에 해당되는 공항의 경우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을 착륙대 종단으로부터 240m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국제안전기준과 달리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을 착륙대 종단으로부터 199m까지로 지정했으며, 철근콘크리트 둔덕 기초의 로컬라이저가 종단안전구역 밖에 위치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었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 국토교통부

당시 시공업체는 종단안전구역에 대한 토공사(종단경사 1.0%)를 완료한 후 로컬라이저를 설치하면서 △부러지지 않는 직사각 철근콘크리트 기둥(폭 0.26m, 길이 3m) 형태의 기초구조물 19개를 설치하고 △그 주변을 종단경사 기준 5%를 초과하게 흙으로 쌓은 언덕(둔덕) 등 철근콘크리트 기초 및 둔덕으로 설치하겠다는 시공상세도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시설임에도 국토부는 취약성에 대한 검토와 종단경사 기준에 미달하는지를 검토하지 않고서 설계변경 절차도 이행하지 않은 채 기준미달시설을 설치하도록 승인했다.

이후 2007년 4월 국토부는 무안공항 개항 전 인수인계를 대비해 한국공항공사(KAC)와 합동조사하고 공항운영증명 발급을 위한 사전 예비검사를 실시했다. 국토부는 KAC로부터 무안공항 개항 전 조사에서 종단안전구역에 위치한 둔덕에 대해 보완요청을 받고서도 아무런 개선조치 없이 공항을 준공 처리했다.

국토부의 무책임한 업무 행태는 무안공항이 개항하고 16년 동안 매년 이뤄진 현장점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국토부와 지방항공청은 무안공항 등 15개 공항을 대상으로 매년 공항시설 관리검사 또는 공항운영증명 정기검사를 수행한다. 그러나 이 검사를 진행하면서 종단안전구역을 로컬라이저 설치 지점까지 연장하지 않거나, 착륙대 종단으로부터 240m 이내 지역에 철근콘크리트 둔덕과 같은 부러지지 않는 장애물이 설치돼 있는데도 이를 개선하지 않은 채 ‘취약성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매년 검사를 마쳤다.

감사원은 “국토부가 2008년 이후부터 2024년까지 매년 무안공항에 대해 공항운영증명 검사를 하면서 종단안전구역에 대해 ‘종단경사도가 적절하고, 설치된 시설이 충격 시 부러지기 쉬운 형태로 설치돼 있다’고 현장점검 결과를 사실과 달리 작성해 검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7월 기간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된 당시에는 9개 공항 16개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을 로컬라이저 설치지점까지 연장하지 않은 상태로 드러났으며, 9개 공항 14개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인근에는 철근콘크리트 둔덕 등 취약성 없는 장애물이 방치된 채 공항이 운영이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12월 무안공항 참사 이후 국토부가 일부 공항의 철근콘크리트 둔덕이나 종단안전구역 내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에 대해 시설 개선을 진행하긴 했으나, 여전히 문제가 100% 해결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감사원 ‘항공안전 취약분야 관리실태’ 보고서 (2025년 5~7월 감사 진행)
https://www.bai.go.kr/bai/result/branch/detail?srno=3286
2026. 3. 11 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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