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16년 ②] "폐지냐, 수술이냐" 거론되는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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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책이 시작된 지 10여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알뜰주유소는 정부에 의지하며 어떠한 변화도 하고 있지 않다." - 김형건 강원대 교수

1편에서 다룬 운전자 체감을 제외하고도 알뜰주유소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형평성 논란이 거세다. 일반주유소의 휴·폐업이 이어지는 상황 속 국가 혜택을 받은 알뜰주유소만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반주유소가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구조에 직면해 있다는 것. 폐지, 대대적인 수술 등 전문가들은 어떤 대안을 내놓고 있을까.

◆'주유소 수' 일반↓ 알뜰↑

일반주유소들은 경영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는 휴·폐업으로 이어지는 상황.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말 1만1897개였던 일반주유소는 2024년 말 9253개로 2644개(22.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알뜰주유소는 64.8%나 증가했고, 전체 주유소의 약 12%를 차지하는 상태다.

정책 지원을 받아 시세보다 저렴하게 기름을 공급하는 알뜰주유소와의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휴·폐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득보다 실이 더 커"

여러 문제점과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작년 말 전문가,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석유유통시장 개선 방안: 알뜰주유소 정책의 한계와 과제'를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린 것이다.

우선 전문가들은 알뜰주유소의 가격 인하 효과는 인정했지만, 여러 부작용이 이어지고 있어 정책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건 강원대 교수는 "알뜰주유소가 가격 인하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잉여는 새롭게 생긴 것이 아닌 기존 생산자 잉여가 이동한 것이다"며 "알뜰주유소 정책으로 추가된 소비자 잉여(이득)는 연평균 3억2000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소요 예산이 3억5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평균 순편익은 3000만원 마이너스다"며 "가격을 낮춘 만큼, 정유사·대리점·일반주유소의 이익은 줄어들었다"고 했다.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주유소 인프라 개선과 정의로운 사업전환을 위해서는 알뜰주유소 정책이 재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알뜰 2㎞ 내 일반 퇴출 위험 2.5배↑"

전체 시장의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는 견해도 나왔다. 이는 소비자에게도 영향이 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장연재 숭실대 교수는 "반경 2㎞ 내 알뜰주유소 존재 시 일반주유소의 퇴출 위험이 약 2.5배나 증가한다"며 "단기 가격 효과는 5~6년 뒤에 축소된다. 시장구조의 변화는 소비자의 가격 선택권 축소와 이동 비용 증가로 소비자 후생에 영향을 주고, 장기적으로 경쟁주유소 숫자 감소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 축소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전기차 확대 속에 기존 주유소는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분산전원형, 모빌리티 허브, 물류·교통 데이터 거점 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산업 전환형 지원이 필요하다"며 "시장 교란 우려를 줄이려면 공급 가격을 국제유가·물가와 연동하는 시장친화적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구조적으로 설립 목적이 다른 도로공사와 농협을 완전 분리하고, 저가 공급 요구·가격 통제 등 압력을 중단하며 석유공사의 인센티브 제도도 폐지해야 한다"며 "대신 앞으로 에너지전환에 따른 한계 주유소 지원을 위한 기금 마련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일반 대상 종합적 지원 정책 시급"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정부 압력으로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기름을 리터당 40~100원 저렴한 가격에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것은 시장경제원리에 반하는 것이다"며 "일물이가(一物二價) 구조를 형성해 유통구조를 악화시키고 불공정 경쟁 구조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착지변경(물량 빼돌리기), 품질 전산 보고 미시행, 가격정보 조작 등 일부 알뜰주유소의 부정 사례가 다수 보고됨에 따라 관계 당국의 모니터링과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며 "일반주유소의 휴·폐업 증가로 인한 안전·환경 문제에 대한 종합적 지원 정책 역시 시급하다"고 말했다.

반면 정시내 한국석유공사 유통사업처장은 알뜰주유소가 일반주유소 경영난의 핵심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주유소 감소가 알뜰주유소 정책 때문이 아닌, 전기차 확대·연비 개선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한서 산업통상부 석유산업과장은 경쟁 과열과 업계 부담을 고려해 상생 중심의 제도 재정비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에너지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가격 안정과 석유유통시장의 공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알뜰주유소 정책의 가격 인하 효과뿐 아니라 인근 주유소의 퇴출 위험, 소상공인 사업자의 지속가능성 등 부작용까지 수요자·공급자 관점에서 균형 있게 평가해 공정한 유통시장으로 재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3편에선 인터뷰를 통해 주유소들을 대표하는 목소리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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