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지영 기자 한 집 건너 저가커피인 시대다. 팬데믹 이전만 해도 ‘찻잔 속 태풍’ 취급을 받던 저가커피는 점포 수와 함께 그 면적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초창기 저가커피를 생각해보면 이런 ‘대형화’에는 여러 가지 의문에 뒤따른다. 저가 커피의 성공은 초기 ‘테이크아웃(take-out) 전문 소형 매장’이라는 특성이 팬데믹 시기와 맞물려 가능했기 때문이다. 팬데믹도 사라진 지금, 매장 면적까지 넓혀가고 있는 저가커피는 언제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 저가커피, 이렇게 클 수 있었던 이유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커피·음료점은 9만5,337개로 전년 동기(9만6,080개) 대비 743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음료점의 수가 줄어든 것은 2018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메가MGC커피(이하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더벤티, 빽다방 등 주요 저가커피 브랜드 점포 수는 계속 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메가커피 점포 수는 2021년 1,603개에서 2024년 3,360개로 3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 말에는 4,000개를 돌파했다. 컴포즈커피 점포 수도 2022년 1,901개에서 꾸준히 늘어나 현재는 3,000개를 넘었다.
저가 커피가 성공한 배경에는 ‘팬데믹’이라는 시기적 특수성이 있다. ‘카페’는 음료 제공도 있지만 공간에 머물기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에 회전율이 낮다. 그런데 저가커피 브랜드는 10평(33㎡) 미만의 소형 매장에서 테이크아웃 주문을 주로 받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팬데믹 시기 거리두기로 인해 테이크아웃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저가커피 브랜드는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후에는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강해지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 ‘무한 출점경쟁’에 사모펀드가 불 붙여
이런 성장세에 사모펀드(PEF)도 국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를 연달아 인수하고 있다. 가장 먼저 2021년 프리미어파트너스가 메가커피를 1,400억원에 인수했다. 2024년에는 엘리베이션PE가 필리핀 패스트푸드 기업 졸리비푸즈와 함께 컴포즈커피를 4,700억원에 인수했고, 올해 1월에는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PE)가 커피 프랜차이즈 매머드커피를 인수했다.
그런데 이 사모펀드 인수로 인해 출점 경쟁에 더욱 불이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간 내 수익실현해야 하는 사모펀드에게는 점포 수 늘리기가 기업가치를 늘리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는 직영점이 거의 없고 가맹점 중심으로 매출을 내는데, 이 매출은 가맹점에 납품하는 원·부자재 물류비, 로열티 수익 등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공격적 출점을 이어가고 있는 저가커피 브랜드의 영업이익도 증가세다. 메가커피 운영사 앤하우스의 영업이익은 2023년 693억원에서 2024년 1,076억원으로 55%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21.7%를 기록했다. 컴포즈커피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67억원에서 400억원으로 올라 전년 대비 8.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44.6%를 기록했다.
◇ 덩치 커진 저가커피, “수익성 다시 점검해야”
가맹점은 어떨까. ‘박리다매’를 핵심으로 하는 저가커피 수익구조 상 원가율은 38% 정도로, 높은 마진을 남기는 것이 쉽지 않다. 여기에 건물 임대료, 본사에 내는 물류비, 인건비 등 비용을 제외한 것이 점주의 몫이다.
고환율로 인해 원두 단가도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10일 aT KATI(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원두(볶은 것 포함) 평균 수입단가는 kg당 8.52달러(약 1만2,354원)로 전년 6.21달러(약 8,446원) 대비 37.2% 급등했다. 수입량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반면, 수입액은 34.9% 늘어나 단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단가도 전년 동월 대비 25.1% 높은 8.97달러(약 1만3,186원)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반 비용이 상승할수록 상권 의존도가 높아지지만, 법적으로 이를 제재할 방법은 없다. 각 브랜드들이 출점 기준을 자율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명확하지 않다. 메가커피 가맹본사는 가맹점 출점 시 동일 브랜드 점포로부터 원형 250m 반경을 기준으로 출점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본사가 규정하는 특수 상권은 가맹계약서 체결 시 인접 매장의 위치를 알릴 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는다. 빽다방도 약 250~300m 반경을 기준으로 하되, 4~8차선 도로, 지하철역 출입구 8개 이상 등은 특수상권으로 취급해 근거리 출점을 허용한다.
또 신규 매장일수록 규모가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 모객은 신규 매장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다만 빠른 회전율을 기반으로 탄생한 ‘저가 커피’가 대형 점포에서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메가커피를 제외한 주요 저가커피 3사는 평균 매출액은 증가된 반면 ‘가맹점사업자 면적(3.3㎡)당 매출액’은 전년보다 줄었다. 컴포즈커피는 약 2,600만원에서 1,803만원으로 30.7% 대폭 감소했다. 더벤티는 약 1,833만원에서 약 1,740만원으로 5.1%, 빽다방은 2,136만원에서 약 2,052만원으로 3.9% 각각 감소했다.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최철 교수는 “저가커피 사업 확장 가능성에 있어 점포 면적을 늘리는 것이 수익성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따져 봐야 할 것”이라며 “매출이 증가했다 해도 점포가 커지면 임차료와 같은 생산 비용으로 반영이 되기 때문에, 수익성 면에서는 부정적인 결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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