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간 ‘벚꽃 추경’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통한 추경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6·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인 만큼, 추경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어 보인다.
이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조기에 추경을 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에 따른 민생 경제 여파 대책을 논의하면서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민생 현장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기 위한 정책적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판단이 이같은 결정의 배경이 됐다.
반도체 호황, 코스피 활성화 등 분위기를 타고 세수 여건이 예상보다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그간 추경 가능성이 꾸준히 새어 나왔다. 정부는 본예산 집행이 우선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 추경을 언급하며 문을 열어뒀다. 대통령이 직접 “올해 내내 (추경을) 안 할 건 아니다”라고 언급했던 만큼 추경은 사실상 ‘시기’의 문제였다.
추경 편성을 위해선 무엇보다 명분이 중요한데, 최근 불안정한 중동 상황에 따른 실물 경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확실한 명분이 되고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전날(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번 충격에 대한민국 경제가 큰 피해를 입지 않게 잘 헤쳐 나가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다”며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면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 ‘벚꽃 추경’ 현실화… 정치 공방 불씨도
정부가 이번 추경을 편성하게 될 경우, 유류비 등 민생 지원 등이 주목적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유류비의 가파른 상승으로 화물 운송, 택배 배달, 하우스 농가처럼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분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민생 현장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기 위한 정책을 적극 발굴해 신속 집행해달라”고 강조했다.
유류세 부담 완화 등 지원 방식에 대해선 정책적 유연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일률적으로 유류세를 내려주면 양극화가 악화되는 경향을 통제는 못하지 않나”라며 “유류세를 깎아주는 만큼의 재원을 가지고 서민이나 어려운 소비자층을 타겟으로 해서 지원을 하면 양극화를 저지할 수도 있고 완화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집행의 가장 큰 원칙은 부의 2차 분배”라고 덧붙였다.
추경을 위한 재원 마련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했던 것보다 예상 세수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이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고 있고 주식 시장 활성화에 따른 재원도 있다”며 “적정한 규모는 국채 발행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추경이 가능하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적극 재정을 마중물 삼아 중동발 경제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목적을 내세우고 있지만, 선거를 앞둔 시점에 추진되는 추경에 대한 정치적 공방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당장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85일 남은 지방선거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추경이 아니라 조기 집행이 먼저”라고 비판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묻지마 현금살포와 재정폭주, 기업 옥죄기를 멈추고 ‘벚꽃 추경’도 생각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