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꽃범호의 말하는대로.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WBC 관련 질문을 받자 웃더니 “(김)도영이가 늦게 돌아오면 좋겠어요. 데일은 와서 리그 적응을 해야죠”라고 했다. 팔이 안으로 굽었다는 걸 재치있게 표현한 것이다. 김도영의 한국은 마이애미까지 가고, 데일은 빨리 팀으로 돌아와 시범경기를 준비하길 바랐다.

당시 한국과 대만의 경기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러나 결국 한국과 호주의 9일 1라운드 C조 최종전 결과가 조 2위를 결정할 운명이었다. 일본은 1경기를 덜 치르고도 1위를 확정한 상황. 결국 올 시즌 KIA의 좌측 내야를 책임져야 할 김도영(한국)과 제리드 데일(호주) 중 한 명만 웃게 될 운명에 처했다.
실제 두 사람은 더욱 선명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은 9일 호주를 7-2로 누르면서, 극적으로 8강 토너먼트레 진출했다. 5점차 이상 리드, 2실점 이하 조건을 모두 맞춰야 하는 상황. 한국은 그 바늘구멍을 뚫고 2009년 이후 17년만에 2라운드로 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데일의 결정적 실책이 있었다. 한국이 6-2로 앞선 9회초. 한국은 무조건 1점 이상 올리고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마쳐야 했다. 1사 1루였다. 이정후가 잭 오르힌의 92.7마일 한가운데 포힘을 쳤다.
타구가 묘했다. 오르힌의 글러브를 때리고 3유간으로 느리게 흘러갔다. 2루 쪽에 붙어있던 데일이 급히 3유간으로 이동해 타구를 잡았다. 대신 중심이 흔들렸고, 급히 2루 커버를 들어온 2루수 트레비스 바자나에게 송구했으나 공이 외야로 흘러갔다. 그 사이 1루 대주자 박해민이 2루를 거쳐 3루에 들어갔다.
만약 이정후의 타구가 오르힌의 글러브를 때리지 않았다면 데일이 더블아웃으로 연결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 그러나 데일의 치명적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1사 1,3루가 됐고, 후속 안현민이 천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그렇게 7점째를 뽑을 수 있었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만 해도 한국의 경우의 수 달성 가능성보다 호주 혹은 대만의 8강행 가능성이 더욱 컸다. 이범호 감독의 바람과 달리 데일이 마이애미까지 갔다가 KIA로 돌아오고, 김도영은 조기에 돌아올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데일의 그 실책 하나로 김도영은 마이애미로 갔고, 데일은 조기에 KIA로 돌아오게 됐다. 데일의 결정적 실책이긴 하지만, 호주 입장에선 매우 불운한 타구였다. 데일이 그 상황서 실책을 한 것을 탓하긴 어려울 듯하다. 결국 그 순간 승리의 신이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고 봐야 한다. 김도영과 데일의 운명이 그렇게 극적으로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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